2025.07.30 07:10 AM
By 전재희
수입 급감이 GDP 증가에 결정적 기여... 소비는 회복세, 주택·기업 투자는 부진
미국 경제가 올해 2분기 연율 기준 3.0% 성장하며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딛고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는 주로 무역 수치의 급격한 변동에 기인한 것이며, 실질적인 내수 수요는 여전히 약화된 모습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30일,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계절조정 및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연율 3.0%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2.3%를 상회한 수치다.
앞서 1분기 GDP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우려로 인해 기업들이 수입을 앞당기면서 연율 -0.5%로 위축된 바 있다.

2025년 상반기 전체로 보면, 미국 경제는 연율 기준 1.2% 성장에 그쳤다. 이는 2024년 연간 성장률 2.5%보다 크게 둔화된 수치다. 올해 들어 미국 경제는 관세 정책의 혼선, 소비자 심리의 급락과 회복, 노동자 추방 문제 등 다양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미국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베스 앤 보비노는 "노동 시장이 견조하긴 하지만 기업 투자 위축은 3분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기업들은 지금 길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오른쪽 차선으로 천천히 주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GDP 수치를 환영하며 연방준비제도(Fed)에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인플레이션은 없다! 사람들이 주택을 사고 재융자할 수 있게 하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성장률은 소비보다는 수입 급감이라는 일시적 요인에 의해 끌어올려진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소비 지출은 1.4%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으나, 기업 투자는 여전히 부진했다.
특히 경제의 기초 체력을 나타내는 민간최종판매(Private Final Sales to Domestic Purchasers) 지표는 2분기 연율 1.2% 증가에 그쳐, 1분기(1.9%) 대비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 수치는 정부 지출, 재고, 무역을 제외한 소비자와 기업의 실제 수요를 보여준다.
기업 투자는 건설 및 장비 부문에서의 약세로 인해 성장세가 둔화됐고, 주택 부문은 높은 차입 비용으로 여전히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한편, 무역 부문은 2분기에도 경제 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쳤다. 기업들이 1분기에 물품을 대량 선입한 영향으로 수입은 무려 30.3% 급감했으며, 수출도 1.8% 감소했다.
또한 기업들의 재고 축소는 GDP 성장률에서 3%포인트 이상을 깎아먹었다.
연준은 이날부터 이틀간의 정책회의를 마무리하며 기준금리를 동결할 방침이다. 견조한 성장과 완화되지 않은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당분간은 정책 변화를 유보할 것이란 입장이다.
GDP 보고서에 따르면,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물가(Core PCE)**는 연율 2.5% 상승해 1분기보다는 둔화됐지만, 여전히 연준 목표치(2.0%)를 웃돌았다.
노동부는 이번 주 후반 7월 고용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며, WSJ 조사에 따르면 7월 신규 고용은 약 10만 명으로, 6월(14.7만 명)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 초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를 상대로 10% 기본 관세 부과를 단행했고, 분기 말에는 추가 인상 계획을 8월 1일까지 유예하며 시장의 우려를 다소 완화시켰다.
이에 따라 소비자 심리는 점차 회복세를 보였고, 고용도 2분기 월 평균 약 14.7만 명 증가로, 1분기(11.1만 명)를 상회했다. 실업률은 6월 기준 4.1%로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다만 기업과 소비자 모두 8월 1일 관세 인상 시한을 앞두고 관망세에 들어간 모습이다. 고용은 유지되고 있지만, 신규 채용 및 구인 공고는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재 기업 P&G는 미국 소비자들이 팬트리 재고를 소비하며 구매를 늦추고, 매장 방문 빈도도 줄고 있다고 밝혔다. P&G의 CFO 안드레 슐텐은 "미국 소비자들이 일정 수준의 경제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JP모간 CEO 제이미 다이먼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지금의 경제는 부드러운 착륙(soft landing)을 이룬 상태"라며 "회복력이 있는 모습이며, 이 상태가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