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30 11:14 PM
By 전재희
메타(Meta)의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뛰어넘으며,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광고사업의 성장과 맞물려 효과를 내고 있다는 신호를 보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자본지출(CapEx) 상단 전망을 동결하며,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공격적인 AI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일부 완화했다.
회사는 4~6월 매출이 전년 대비 22% 증가한 475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 전망을 웃도는 수치로, 순이익 역시 183억 달러로 기대치를 상회했다. 해당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11% 이상 급등했다.

메타는 현재 분기(3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17~24%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성장세는 핵심 광고사업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과 동시에, AI 기술이 광고 효율 개선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eMarketer)의 재스민 엔버그 수석 분석가는 "메타가 AI에 투자하고 있는 비용이 이미 광고 부문에서 수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메타는 AI 투자 확대에 따라 최대 720억 달러의 자본지출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분기 들어 처음으로 지출 전망 상단을 유지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재정적 부담에 대한 일시적 안도감을 제공했다.
이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최근 실적 발표에서 자본지출 전망을 13% 상향 조정한 것과는 대비된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클라우드 부문 39% 성장에 힘입어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실적 발표 몇 시간 전, 저커버그는 자신이 구상하는 '개인 맞춤형 슈퍼지능'에 대한 비전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최근 수개월 동안 메타의 AI 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별도의 슈퍼인텔리전스 연구소를 설립했고, 데이터 라벨링 스타트업 스케일AI의 지분 49%를 140억 달러에 매입했으며, CEO 알렉산더 왕을 비롯한 핵심 인력도 고액 연봉으로 영입했다.
다만 지난 4월 출시한 AI 모델 '라마(Llama)' 시리즈는 시장의 반응이 미미했고, 최대 규모 모델인 '베히모스(Behemoth)'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저커버그는 AI가 광고, 챗봇, 엔지니어링 등 메타의 전 사업 영역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잦은 조직 개편과 인재 유출 등 AI 개발 과정에서의 어려움도 보고되고 있다. 저커버그는 직접 이메일과 왓츠앱을 통해 AI 인재를 직접 스카우트하고 있으며, 일부에겐 수억 달러에서 최대 10억 달러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 출신 연구원 10여 명이 실제 메타로 이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메타 앱 패밀리의 일일 활성 이용자 수는 6월 기준 전년 대비 6% 증가해 사용자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실적은 메타가 AI라는 미래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동시에, 이를 기존 수익 모델인 광고사업과 결합해 안정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