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01 07:29 AM

미국 고용 증가, 여름 들어 급격히 둔화...7월 신규 일자리 7만3천 개에 그쳐

By 전재희

미국의 고용 시장이 여름철 들어 급속히 냉각되며 경기 둔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 보도했다. 

WSJ 보도에 따르면, 노동부가 8월 1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7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계절 조정 기준 7만 3천 개에 그쳤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10만 개를 크게 하회한 수치다.

또한 5월과 6월의 일자리 증가 수치는 대폭 하향 조정됐다. 당초 보고된 수치보다 총 25만 8천 개나 줄어들면서, 5월 고용 증가는 1만9천 개, 6월은 고작 1만4천 개에 불과한 것으로 수정됐다.

고용

실업률도 소폭 상승해 4.2%를 기록했다(6월: 4.1%). 특히 27주 이상 실업 상태에 있는 장기 실업자 수는 165만 명에서 183만 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기업들이 대규모 해고는 자제하고 있지만 신규 채용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고용 증가, '저질적' 구조...정부 부문은 오히려 마이너스

7월 고용 증가의 대부분은 보건의료 및 사회복지 부문에서 나왔으며, 이들 업종은 경기와 무관하게 비교적 안정적인 고용 수요를 보이는 분야다. 반면 연방정부 부문에서는 1만 2천 개의 일자리가 줄어들며 전체 고용을 깎아먹었다.

2025년 들어 현재까지 노동부의 고용 데이터는 매달 하향 조정돼 왔으며, 일관된 수정 패턴은 노동시장에 대한 초기 평가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이날 오전 발표 이후 미국 주식시장은 하락세로 출발했다. 약한 고용 지표는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제드 콜코 수석연구원은 "이번 보고서를 기준으로 보면, 지금의 고용 시장은 이전보다 확실히 더 나빠 보인다"고 지적했다.

경제 진단, 엇갈리는 시각...회복 vs 균열

현재 경제에 대한 해석은 두 가지 상반된 시각으로 갈린다. 하나는 놀라운 회복력에 대한 관점으로, 관세 위협이 일부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본격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소비자 신뢰도 역시 연초보다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하나는 균열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록터앤갬블(P&G)과 칩틀레 등 일부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졌다고 밝혔으며, 특히 젊은 층의 재량소비(여행, 외식 등)는 확연히 줄고 있다. 반면 경제 성장의 상당 부분은 자산을 보유한 고소득층의 소비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UBS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너선 핑글은 "지금 모두가 경제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해석하려 애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동시장 싱크탱크 버닝글래스연구소의 가이 버거 선임연구원은 "대부분의 주요 경제 지표들은 작년 가을 이후로 비교적 안정적이었다"며 경제 안정론을 펼쳤다. 다만 그는 "정책 환경은 전혀 안정적이지 않다"며 관세, 이민 규제, 대규모 세제 개편 등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인구·이민 변수로 '적정 고용 증가' 수치 하락

이코노미스트들은 노동력 공급 구조 변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국경 단속 강화로 신규 이민 유입이 줄어들었고, 고령화에 따른 은퇴 인구 증가로 젊은층 노동시장 진입도 둔화됐다.

제드 콜코는 "1년 반 전만 해도 노동시장 안정을 위해선 매월 16만 6천 개의 일자리가 필요했지만, 6월 기준 그 수치는 8만 6천 개까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현재의 '약한' 고용 증가 수치가 과거보다는 양호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를 남긴다.

버거는 "앞으로 사람들은 '그저 그런(meh)' 고용 증가 수치에도 노동시장이 강하다고 해석하는 법을 익혀야 할 것"이라며, 지금의 일자리 데이터만으로는 경기침체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