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09 08:29 AM
By 전재희
대마초 재분류 시도, 수십억 달러 시장 구조 바꿀 수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마초(marijuana)를 '위험성이 낮은' 약물로 재분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통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WSJ의 보도에 따르면, 이는 대마초 업계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자금 조직에 수백만 달러를 지원한 이후 진행되는 움직임이다.
이번 논의는 이달 초 뉴저지 골프장에서 열린 1인당 100만 달러 규모의 모금 행사에서 불거졌다. 행사에 참석한 김 리버스(Trulieve CEO)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규제 완화와 의료용 대마 연구 확대를 건의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관심이 있다"고 답한 뒤 참모들에게 이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케줄 III'로 재분류 시 변화
현재 대마초는 연방 차원에서 '스케줄 I'(가장 위험한 약물군)에 속하지만, '스케줄 III'로 재분류되면 완전 합법은 아니더라도 판매·구매 규제가 완화되고, 일부 업계는 세제 혜택과 연구 기회가 확대된다.

이 조치는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했으나 임기 내 완료하지 못한 사안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플로리다의 대마초 합법화 주민투표에서 찬성 입장을 밝혔고, 이후 업계 최대 기업인 Trulieve와 로비스트 브라이언 발라드와 만나 지지를 약속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산업계의 강력한 로비
대마초 기업들은 미국의 대표 로비스트와 트럼프 측 인사들을 고용해 직접 압박에 나섰다. Trulieve와 업계 연합 PAC인 American Rights and Reform PAC은 트럼프의 PAC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고, 트럼프 캠프 고문 알렉스 브루세위츠에게 30만 달러를 지급해 SNS·광고 전략을 맡겼다.
PAC이 의뢰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층 다수가 대마초 합법화·재분류에 찬성했으며, 무당층의 80% 이상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의 '문화 전선' 전략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약물과 술을 하지 않고 대마 냄새에 불만을 표한 바 있지만, **대중 지지율이 80%에 달하는 '문화 이슈'**를 전략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고 참모들은 전했다. 일부 뉴욕 지인들이 의료용 대마로 통증 치료를 받은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백악관 대변인 애비게일 잭슨은 "모든 정책·법적 요소를 고려하고 있으며, 오직 미국 국민의 이익만이 정책 결정을 좌우한다"고 밝혔다.
반대 진영의 맞대응
대마 합법화 반대 단체들도 트럼프 설득전에 나섰다. Smart Approaches to Marijuana는 폭스뉴스·폭스비즈니스에 광고를 내고, "대마 재분류는 청년, 경쟁력, 고용에 해롭다"고 주장했다. Community Anti-Drug Coalitions of America는 회원들에게 부통령·대통령에게 반대 의견을 전달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향후 전망
대마 재분류는 업계에는 세제 혜택·시장 확대라는 호재가 되지만, 보수 성향 유권자와의 충돌 가능성도 존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지만, 이번 논의는 정치자금과 정책 결정의 관계, 그리고 '문화 이슈'의 정치적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