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2 10:38 PM
By 전재희
인공지능 스타트업 퍼플렉시티(Perplexity)가 12일 구글의 웹 브라우저 '크롬(Chrome)'을 345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구글의 검색 시장 지배력에 대한 미국 법원의 반독점 판결이 임박한 가운데 나온 기습 제안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퍼플렉시티의 기업가치는 약 180억 달러로, 이번 제안가는 이를 훨씬 웃돈다. 회사 측은 복수의 대형 벤처캐피털이 거래 전액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밝혔다. 구글 대변인은 이번 제안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크롬의 기업가치에 대한 추정치는 200억~500억 달러로 다양하다. 현재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의 아밋 메타 판사는 구글이 검색 시장을 불법적으로 독점했다고 판결한 뒤, 경쟁 회복을 위한 조치로 크롬 매각을 강제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판결은 이달 중 나올 전망이다.

퍼플렉시티의 제안은, 만약 법원이 크롬 매각을 명령할 경우 인수 의사가 있는 독립 운영자가 존재한다는 신호를 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퍼플렉시티는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에게 보낸 서한에서 "공익에 부합하는 반독점 구제책"이라며, 인수 후에도 크로미엄(Chromium)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유지·지원하고, 크롬의 기본 검색엔진으로 구글을 계속 설정하되 사용자가 변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은 크롬 매각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 피차이 CEO는 올해 법정 증언에서, 매각이나 경쟁사와의 데이터 공유 강제는 구글의 사업을 해치고 신기술 투자 의지를 약화시키며, 보안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크롬은 전 세계 약 35억 명이 사용하며, 글로벌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이 60%를 넘는다.
퍼플렉시티는 2022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됐으며, 최근 일부 사용자에게 자체 웹 브라우저 '코멧(Comet)'을 출시했다. 뉴스코프 산하 자회사의 두 곳은 현재 퍼플렉시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번 반독점 소송은 2020년 미 법무부가 구글을 상대로 제기했다. 법원은 크롬 매각 외에도 구글이 기기·브라우저에서 기본 검색엔진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지급하는 대가를 제한하거나, 경쟁사와 데이터 공유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장 분석가들은 판사가 크롬 매각을 강제할 가능성은 낮게 보지만, 메타 판사는 올해 초 최종 변론에서 "다른 구제책보다 조금 더 깔끔하고 우아한 방법"이 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진 바 있다.
구글은 애플, 모질라, 안드로이드와의 독점 계약을 일부 수정해 경쟁을 허용하는 더 좁은 범위의 구제책을 제안했으며,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