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3 07:40 AM
By 전재희
삼성디스플레이, 기술유출 분쟁서 결정적 승리...장기적으로 한국 OLED 업계 수혜 전망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 BOE의 OLED 사업에 대해 약 15년간 미국 시장에서의 활동을 전면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번 조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사실상 '완승'을 거둔 것으로, 치열해지는 중국과의 경쟁 속에서 한국 OLED 제조업체들에게 장기적 호재가 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ITC는 지난 7월 11일 예비 판결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탁월한 보안 조치를 시행했음에도 BOE가 불법적으로 OLED 영업비밀을 취득·사용했다"며 "이는 삼성디스플레이에 심각한 위협과 중대한 피해를 야기했다"고 판단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3년 10월 31일 BOE가 자사의 기밀 OLED 기술을 부정 취득했다며 ITC에 제소했다. 최종 판결은 11월에 나올 예정이지만, 업계는 예비 판결 내용을 고려할 때 뒤집힐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개발 기간 합산해 14년 8개월 제재
ITC는 BOE의 미국 내 OLED 패널 수입을 14년 8개월간 금지하는 제한적 수입배제명령(LEO)을 내렸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핵심 OLED 기술을 개발하는 데 걸린 기간과 동일하며, 다수 개별 영업비밀의 개발 기간을 합산하는 이례적 방식을 적용했다.
또한 BOE의 미국 내 자회사와 계열사가 마케팅, 판매, 광고, 재고 운영 등 OLED 사업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금지했다. 다만 애플 아이폰과 같이 완제품 형태로 공급되는 BOE의 OLED 패널은 제재 대상에서 제외됐다.
단기 영향 제한...장기적으론 한국 기업에 유리
올해 2분기 기준, BOE는 아이폰용 소형 OLED 시장에서 22.7%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시장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업체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기 제조사들이 중국산 OLED 패널 채택에 더욱 신중해질 수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존재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