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8 07:36 AM

소호하우스, MCR 호텔主導 인수로 비상장 전환

By 전재희

전 세계 20만 회원 보유한 사교 클럽...기업가치 27억 달러 평가

세계적인 멤버십 클럽 운영사 소호하우스(Soho House)가 미국 대형 호텔 소유주인 MCR 호텔이 주도하는 투자 컨소시엄에 인수되며 비상장사로 전환된다. 수개월간 이어진 경영권 논란이 이번 합의로 막을 내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단독 보도했다.

9달러에 공개주식 매입...기업가치 27억 달러

WSJ에 따르면, 이번 거래에 따라 소액 주주들은 주당 9달러에 지분을 매각하게 된다. 이는 회사 전체 지분의 약 15%에 해당하며, 주식은 직전 거래일 종가 7.60달러보다 18% 높은 수준이다. 순수 자기자본 가치는 약 18억 달러로 평가되며, 부채를 포함한 기업가치는 약 27억 달러에 달한다.

현재 최대 주주인 억만장자 론 버클(Ron Burkle)은 기존 지분을 그대로 보유한 채 사모화에 동참한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는 7억 달러 이상의 자금과 대출을 제공하며 거래의 핵심 역할을 맡았다.

뒷전으로 밀린 대니얼 로엡의 반대전

이번 인수는 그간 제3자 입찰을 통해 더 높은 가격을 끌어내려 했던 헤지펀드 서드포인트(Third Point)의 대니얼 로엡의 요구를 무력화시켰다. 로엡은 10% 가까운 지분을 확보한 뒤 "밀실 합의로 이뤄진 특혜 거래"라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46개 지점·20만 회원...프라이빗 클럽 문화 확산시켜

소호하우스는 1995년 런던에서 시작해 현재 전 세계 46개 지점, 20만 명이 넘는 회원을 거느린다. 뉴욕에는 2003년 진출했으며, 셀럽과 아티스트를 비롯한 창작자들이 즐겨 찾는 사교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연회비 수천 달러를 내면 전용 라운지·레스토랑·바와 함께 음악 공연, 도서 낭독, 영화 상영 등 문화 행사를 즐길 수 있다. 정장과 넥타이를 지양하는 등 '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며, 예술가가 작품을 제공하고 회원권으로 보상받는 사례도 있다.

SOHO HOUSE NEW YORK

(소호 하우스 뉴욕. 구글마이플레이스)

소호하우스의 성공은 맨해튼을 중심으로 프라이빗 클럽 붐을 촉발했다. 현재 제로 본드(Zero Bond), 카사 치프리아니(Casa Cipriani), 스타 셰프 장-조르주 봉게리히텐의 클럽 등이 속속 등장했고, 최근에는 산 비센테 방갈로가 맨해튼에 진출했다.

성장과 독점성의 딜레마

회원 수 확대와 '독점성 유지' 사이의 균형은 늘 과제였다. 일부 회원들은 서비스 질 저하와 예약 경쟁 심화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이에 회사는 기존 클럽의 회원 수를 늘리기보다는 새로운 도시와 지점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2023년 회원 유지율은 91.5%를 기록했다.

IPO 이후 변동성...사모화로 탈출

소호하우스는 2021년 상장 당시 주당 14달러로 출발했지만, 이후 적자가 이어지며 주가는 널뛰기를 거듭했다. 지난 12월에는 버클이 참여한 9달러 인수 제안이 있었으나 당시 주가는 5달러 아래였다. 로엡이 반발했지만, 이번 합의로 사모화가 확정됐다.

비상장 전환으로 분기 실적 공개 의무에서 벗어나, 단기 성과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도 동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최근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2분기 회원 수익은 전년 대비 15.9% 증가한 1억1,860만 달러에 달했다.

인수 주도한 MCR 호텔

뉴욕에 본사를 둔 MCR 호텔은 3만 개 객실을 보유한 미국 최대 호텔 소유주 중 하나다. 최근에는 맨해튼 로열튼, 그라머시 파크 호텔 등 고급 부동산을 인수했고, JFK 공항 TWA 호텔을 개조한 사례로도 유명하다. 지난해에는 런던의 BT 타워를 인수해 호텔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