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9 07:30 AM

마이클 슈보의 럭셔리 부동산 복귀, 다시 흔들리다

By 전재희

마이애미 비치 '랄리 호텔·콘도 프로젝트' 매각 위기...투자자와 법적 다툼까지

뉴욕 출신 럭셔리 부동산 개발업자 마이클 슈보(Michael Shvo)의 화려한 복귀 스토리가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슈보는 현재 마이애미 비치에서 진행 중인 10억 달러 규모의 '랄리(Raleigh) 호텔·콘도 개발사업' 소유권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매각 지분을 두고 투자자들과 갈등이 불거진 가운데, 그는 이번 주 안에 매칭 입찰을 성사시키지 못하면 상징적 프로젝트를 넘겨야 하는 상황이다.

마이에미 랄리호텔
(마이에미 랄리호텔. 구글플레이스)

지연된 분양·착공, 매각 압박

슈보는 2019년 랄리 호텔 부지를 인수했지만, 아파트 분양은 더디고 6년이 지난 지금도 본격적인 착공은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 7월, 그의 파트너들이 해당 부동산을 매물로 내놓자 뉴욕계 사모펀드 나흘라 캐피털(Nahla Capital)이 2억7,5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마이에미 랄리호텔 수영장

(마이에미 랄리호텔의 럭셔리 수영장. 구글플레이스)

슈보는 이 매각에 반발해 비공개 중재 절차를 진행 중이며, 이번 주 내로 동일한 조건의 입찰을 내야만 프로젝트를 지킬 수 있다.

앞서 2월에도 그는 비벌리힐스 콘도 프로젝트를 판매해야 했는데, 분양 부진과 채무 불이행으로 결국 투자자에게 일괄 매각됐다.

최대 투자자와의 법적 분쟁

슈보는 독일 공적연금 운용사 BVK(바이에리셰 베어존궁스카머)와의 분쟁에도 휘말려 있다. BVK는 그의 프로젝트 4곳에 총 7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지만, 슈보는 BVK가 8,500만 달러의 계약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걸었다. 해당 자금은 랄리 프로젝트를 지키는 데 반드시 필요한 돈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초고가 전략의 역풍

업계에서는 슈보의 **'초고가 전략'**이 오히려 그의 발목을 잡았다고 지적한다. 팬데믹 이후 금리 급등과 부동산 가치 하락 속에서도 그는 시세의 2~3배에 달하는 분양가와 임대료를 고수했다.

  • 비벌리힐스의 '만다린 오리엔탈 레지던스'는 3년간 10채만 분양된 끝에 2억 달러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매각됐다.

  • 맨해튼 5번가의 또 다른 만다린 오리엔탈 콘도 역시 미분양 46세대를 30% 가격 인하 권고받았다.

  • 샌프란시스코의 트랜스아메리카 피라미드 타워에서는 평당 300달러 임대료를 목표로 했으나, 실제 임대는 115달러+1년 무상 임대 조건으로 성사됐다.

슈보는 이에 대해 "초고가 전략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가치를 극대화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행과 화려한 과거

이스라엘 출신인 슈보는 1990년대 뉴욕에서 택시회사를 운영하다 부동산 중개로 전환, 2003년에는 럭셔리 아파트 판매 1위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팝스타 존 레전드 공연을 오픈하우스에 유치하고, 록스타 믹 재거의 딸 제이드 재거를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기용하는 등 이색 마케팅으로 주목받았다. 'Let's SHVO(렛츠 슈보)'는 그의 상징적 구호가 됐다.

그러나 2018년에는 세금 포탈 사건으로 유죄를 인정하고 부동산 업계에서 밀려났다가, 터키 재벌 세르다르 빌길리의 도움으로 독일 자금을 끌어들이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다시 고비 맞은 슈보

슈보는 2023년 "랄리 호텔 펜트하우스 한 채만 1억5,000만 달러에 팔 수 있다"고 장담했지만, 올해 5월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계약된 세대는 42채 중 7채에 불과했다.

현재로서는 BVK와의 법적 다툼과 중재 절차 결과에 따라, 그가 랄리 프로젝트를 지킬 수 있을지 판가름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