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1 07:37 AM
By 전재희
미국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Walmart)가 관세 여파로 물가가 오르는 가운데, 저렴한 식료품과 빠른 배송, 패션 등 차별화 전략을 통해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다만 최근 분기 실적에서는 예상치를 밑돌아 투자자들의 기대에는 못 미쳤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 보도했다.
■ 매출 성장과 관세 부담
WSJ에 따르면, 월마트는 8월 1일로 끝난 3개월 동안 미국 내 동일점포 매출(온라인 포함)이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아마존과 함께 시장 점유율을 넓히는 추세다. 같은 기간 홈디포와 로우스(Home Depot, Lowe's)는 각각 약 1% 성장, 타깃(Target)은 1.9% 감소를 기록해 대조적이었다.
월마트 측은 판매 제품의 약 3분의 1이 해외 수입품이며, 이 중 10%는 관세 인상으로 가격을 올렸지만 나머지는 회사가 비용을 흡수했다고 설명했다. 월마트의 평균 가격 상승률은 **약 1%**로, 전국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존 데이비드 레이니(John David Rainey)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는 공격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익 목표 미달과 비용 증가
투자자들을 실망시킨 부분은 수익성이다. 월마트는 노동자 및 고객 상해 보상 합의금 등으로 4억5천만 달러(약 6,000억 원)의 비용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청구 건수 자체는 늘지 않았지만, 건당 비용이 크게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해고와 관련한 비용 증가도 실적 압박 요인이 됐다.
더그 맥밀런(Doug McMillon)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이번 분기의 수익은 우리가 원했던 수준이 아니었다"며, 안전 문제 예방과 매장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전략적 대응
월마트는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기 주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잘 팔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은 미리 주문하고, 반대로 고가 관세 품목은 주문량을 줄여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레이니 CFO는 "우리는 소비자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품목별·카테고리별로 대응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일부 관세 인상분이 가격에 반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정치적 압박
앞서 5월 월마트는 관세 부담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서 월마트와 중국이 "관세를 떠안아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