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1 08:42 AM

FOMC 의사록, "물가 리스크가 고용보다 더 크다" 다수 의견

By 전재희

지난 7월 말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 위원 다수는 고용시장보다 인플레이션 위험이 더 크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최근 관세 여파가 위원회 내부 분열을 확대하는 가운데, 물가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강조됐다.

■ 다수 "물가 리스크가 더 크다"

7월 29~30일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한 18명의 정책위원 중 다수는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이 고용 악화 위험보다 더 크다"고 평가했다. 일부 위원은 고용시장에 더 무게를 두었지만,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와 미셸 보우먼은 경기 둔화와 고용 부진을 이유로 금리 동결에 반대표를 던졌다.

연준

(미 연준. 자료화면)

연준은 당시 기준금리를 4.25~4.5%로 동결하며 경기 둔화와 불확실성을 고려한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 관세가 촉발한 인플레이션 논쟁

블룸버그에 따르면, 위원들은 관세가 일시적인 가격 충격에 그칠지,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할지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 의사록은 "여러 위원들이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효과가 장기화될 경우, 기대 인플레이션이 고정되지 못하고 불안정해질 위험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관세의 인플레이션 효과는 일시적일 수 있다"면서도 "보다 지속적인 충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 경제지표: 물가는 강세, 고용은 약세

최근 경제 지표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 도매물가: 3년 만의 최대 폭 상승, 기업들이 원가 부담을 가격에 전가하기 시작.
  • 고용시장: 7월까지 3개월간 고용 증가가 크게 하향 수정되며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 실업률은 4.2%로 상승.

이로 인해 위원회는 "양대 책무(물가 안정·고용 안정) 위험이 균형을 이룬다"는 일부 의견과 "여전히 물가가 더 중요하다"는 다수 의견으로 갈라졌다.

■ 정치적 압박과 연준 독립성 시험대

의사록 공개는 파월 의장이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을 앞둔 시점에 나왔다. 이번 연설은 향후 금리 정책에 대한 시장 기대를 조율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모기지 사기 의혹을 제기하며 연준 이사 리사 쿡의 사퇴를 요구했다. 트럼프와 행정부 인사들은 연준에 반복적으로 금리 인하를 촉구해왔으며,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는 9월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기도 했다.

■ 금융 안정성 우려

의사록은 일부 위원들이 "자산 가격 평가 부담이 과도하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기록했다. 이는 증시와 부동산 시장의 고평가가 금융 안정성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7월 FOMC 의사록은 "물가 리스크 > 고용 리스크"라는 연준 다수의 우려를 분명히 보여주며, 관세 충격이 연준 내부 논쟁을 심화시키고 있음을 드러냈습니다. 동시에 고용 둔화와 정치적 압박이라는 이중 부담 속에서, 9월 회의가 금리 향방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