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2 06:48 AM

FBI, 전 트럼프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 자택 압수수색

By 전재희

미 연방수사국(FBI)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의 메릴랜드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조치는 기밀 문서 취급 관련 수사의 일환으로 알려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 FBI, 볼턴 자택 수색

WSJ이 보도한 수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FBI는 22일(현지 시각) 메릴랜드 베데스다에 위치한 볼턴의 자택을 급습해 수색을 벌였다. 구체적인 압수물이나 수사 범위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존 볼턴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 위키)

볼턴 측 대변인은 언론의 질문에 "논평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FBI 역시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 트럼프와 대립각 세운 대표적 비판자

볼턴은 트럼프 행정부 1기에서 18개월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다. 그는 대북·대이란 정책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과 심각한 갈등을 빚은 뒤 경질됐으며, 이후 트럼프의 대표적인 비판자로 자리 잡았다.

그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은 트럼프가 국가 이익보다 재선과 가족 문제를 우선시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 법무부와의 오랜 갈등

트럼프 행정부는 2020년 책 출간 직전, 회고록에 기밀 내용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볼턴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형사 수사까지 착수했다. 당시 검열 과정에서 일부 문구가 기밀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볼턴과 그의 출판 대리인에게 대배심 소환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인 2021년, 법무부는 소송과 수사를 모두 취하했다. 볼턴은 이를 두고 "트럼프가 사적 이익을 위해 법무부를 악용한 사례"라고 비판한 바 있다.

■ 트럼프 2기, 비판자 겨냥 수사 공세

이번 압수수색은 볼턴이 여전히 기밀 문서를 불법 보관하거나 유출했는지 여부를 겨냥한 수사의 일환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재집권 직후 수십 명의 전직 정보 고위 인사들의 안보 인가를 박탈했으며, 이 조치에는 볼턴도 포함됐다. 또한 이란 혁명수비대 요원에 의해 '청부 암살 표적'으로 지목됐다는 정보에도 불구하고, 볼턴의 경호 지원도 중단시킨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 2기 들어 비판 인사들, 특히 민주당 인사나 자신과 갈등했던 인물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수사가 잇따르고 있어, 이번 사건 역시 정치적 성격을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