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3 09:10 AM

파월, 금리 인하 신호...하지만 '신중 모드' 유지

By 전재희

잭슨홀에 모인 글로벌 중앙은행장들 앞에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처음으로 분명히 시사했지만, 시장의 기대처럼 공격적 인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는 선을 그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 "급격한 완화는 없다"

파월 의장은 "기본 전망과 위험 균형 변화가 정책 조정을 정당화할 수 있다"며 완화적 전환을 언급했다. 그러나 이는 단기적 대폭 인하보다는 점진적이고 제한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제롬 파월

(잭슨홀 미팅후 연설하는 제롬 파월 연준의장)

연설에서 그는 노동시장이 "이례적(curious)"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업률은 낮지만 노동 수요·공급이 동시에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경기 둔화 조짐으로, 고용 악화가 물가 상승 압력을 억제하는 기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내부 논쟁과 저항

연준 내부에서는 여전히 시각차가 크다.

  • 일부 위원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3% 수준으로 높다"며 금리 인하 자체에 부정적이다.
  •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관세발(發) 물가 압력이 일시적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경고했다.
  •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알베르토 무살렘은 기업들이 "수요가 허용하는 한 가격을 올리려 한다"며 장기적 물가 리스크를 우려했다.

외부 전문가들도 "이번 연설은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이었다"며 우려를 표했다. 특히 2025년에 금리를 낮추고, 2026년에 다시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지난해와 다른 톤

작년 잭슨홀에서 파월은 "정책 전환의 때가 왔다"며 과감한 인하 기조를 분명히 했지만, 올해는 훨씬 더 조심스러운 어조를 택했다.

이는 현재 상황이 훨씬 더 복잡하기 때문이다. 금리는 1년 전보다 이미 1% 낮아졌고, 인플레이션은 다시 높아졌다. 이 때문에 연준은 주택담보대출 등 차입 비용을 급격히 낮추기보다는, 노동시장이 더 악화되기 전까지는 완만한 속도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 '소프트랜딩' 향한 난제

연준은 지난해 9~12월 사이 1%포인트를 인하했지만, 이번에는 노동시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이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해 있다.

파월은 여전히 "소프트 랜딩"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노동시장 급랭 → 경기 침체 위험과 지속적 물가 압력 → 금리 인하 제한이라는 상충된 변수 사이에서 조율이 쉽지 않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