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8 07:38 AM
By 전재희
멕시코 마약 카르텔과 결탁... 美 재무부, 은행들에 '중국인 패턴' 집중 감시 촉구
미국 재무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돈세탁 네트워크가 최근 수년간 약 3,120억 달러(약 430조 원)에 달하는 불법 자금을 미국 금융기관을 통해 이동시켰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멕시코의 신흥 마약 조직인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Jalisco New Generation)과 시날로아 카르텔 등 범죄 조직이 주요 연결 고리로 작용했다.
중국인 불법 환전 수요와 마약 자금 결합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가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중국 자국민의 해외 자금 반출 제한이 불법 시장을 키웠다. 해외로 자산을 옮기려는 중국 교민들의 수요와, 막대한 현금을 보유한 마약 카르텔의 공급이 맞물리면서 거대한 지하 환전망이 형성된 것이다.

이 네트워크는 마약 범죄 외에도 '돼지도살(pig-butchering)' 온라인 사기, 인신매매, 의료 사기 등 다양한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은행에 '적색 신호' 통보
재무부는 2021~2024년 금융기관들이 제출한 **137,153건의 의심거래보고(SARs)**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은행들에 중국 여권 소지자가 직업·소득과 맞지 않는 거액 현금을 입금하는 경우 특별히 주의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중국 돈세탁 세력이 사실상 불법 자금 이동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했다"며 "은행들이 적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재무부 고위 관계자는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은행 압박 강화
트럼프 행정부는 멕시코 카르텔을 겨냥한 대규모 단속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중국의 펜타닐 전구체 공급 및 돈세탁 거점화 문제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은행이 이를 적발하지 못할 경우 대규모 벌금에 직면할 수 있다. 실제로 TD은행은 뉴욕·뉴저지 지점을 통한 4억7천만 달러 세탁 사건으로 지난해 미 검찰과의 합의에서 30억 달러 이상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심화되는 美-中 갈등의 금융 전선
중국 돈세탁망은 단순 범죄 차원을 넘어 미·중 갈등의 금융 전선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은행 규제를 단순화하면서도 대형 금융기관에 "중국발 의심 거래를 방치할 경우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