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2 09:25 AM

새 여행비자 수수료 250달러, 미국 여행 부진 심화 우려

By 전재희

면제국 외 국가 대상...총 비용 442달러로 세계 최고 수준; 중남미 수요에도 타격 가능성

미국 입국을 원하는 해외 여행자에게 부과되는 새로운 '비자 무결성 수수료(visa integrity fee)' 250달러가 도입되면서, 이미 부진한 여행 산업에 추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난 8월 30일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단속 강화와 다수 국가에 대한 강경 기조 속에서 해외 입국자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US VISA

(US VISA)

미 정부 통계에 따르면 7월 미국을 방문한 해외 여행자는 전년 대비 3.1% 감소한 1,920만 명으로, 올해 들어 다섯 번째 감소 월을 기록했다. 당초 2025년에는 팬데믹 이전의 연간 7,940만 명 수준을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흐름은 반대로 전개되고 있다.

새 수수료는 10월 1일부터 적용되며, 비자 면제 프로그램(ESTA) 비대상국-멕시코, 아르헨티나, 인도, 브라질, 중국 등-여행자에게 추가된다. 미국 여행협회(U.S. Travel Association)에 따르면 이로써 미국 방문 비자 총 비용은 442달러로 세계 최고 수준에 속한다. 글로벌 여행관리사 알투어(Altour)의 게이브 리치 사장은 "여행자 경험에 마찰 비용이 늘면 일정 부분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성수기가 끝나는 시점에 더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는 2025년 미국 내 해외 방문객 지출이 1,690억 달러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2024년 1,810억 달러). 업계는 이번 수수료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 해외 원조 감축, 광범위한 관세 정책과 맞물려 미국의 여행지 매력도에 대한 인식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행정부는 또한 유학생·문화교류 참가자·언론인 비자의 체류 기간을 강화하는 규정을 제안했다. 이보다 앞선 8월 초에는 일부 관광·비즈니스 비자에 대해 최대 1만5,000달러의 보증금을 요구하는 **1년짜리 시범 프로그램(8월 20일 시행)**도 발표했다.

여행 수요 전망도 악화 조정됐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자회사인 투어리즘 이코노믹스는 2024년 12월, 2025년 미국 해외 입국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봤지만, 현재는 3%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란 라이언 산업연구 디렉터는 "이번 조정은 지속적 후퇴에 해당하며, 현 행정부 기간 내내 상당 부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 영향

올해 들어 미국 여행의 드문 밝은 지점이던 중남미도 타격이 우려된다. 멕시코발 여행은 5월 기준 연간 14% 증가, 아르헨티나 20%, 브라질 4.6% 증가했다. 중미 전체 3%, 남미 0.7% 증가인 반면, 서유럽은 2.3% 감소했다.

한편 중국발 입국은 2019년 대비 53% 낮은 수준이 지속되고, 인도발 방문은 올해 누계 2.4% 감소했다. 특히 유학생 18%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중국 청두의 여행사 모먼트 트래블의 수 슈 대표는 "미국은 전통적으로 방문객 선택 기준이 엄격했다. 재정 요건이 충분치 않으면 비자 취득 자체가 쉽지 않다"며 추가 비용을 '이미 비싼 여행의 또 다른 고정비'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국내 여행사 시즈 투데이 & 트래블의 제임스 키친 대표는 상대국의 '상호주의 수수료'(reciprocal fees) 도입 가능성을 우려하는 미국인 여행자들의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