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5 06:30 AM

미국 고용시장, 8월에도 둔화세 지속

By 전재희

2만2천 개 일자리 증가, 여름 고용 통계 대폭 하향 수정

미국의 고용 증가세가 8월에도 크게 둔화하며 노동시장의 악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신규 고용은 2만2천 개에 그쳤으며, 이는 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7만5천 개)를 크게 밑돌았다.

비농업 고용통계

(비농업 부분 고용통계. 노동부)

더욱이 정부는 여름철 고용 통계를 대폭 수정해, 6월에는 당초 발표와 달리 1만3천 개의 일자리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020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기록된 월간 고용 감소다.

세부 내용

  • 8월 고용 현황: 민간 부문에서는 3만8천 개 일자리가 늘었지만, 연방정부 고용은 1만5천 개 줄었다. 특히 보건·사회복지 분야에서 4만6,800개의 일자리가 증가하며 민간 고용을 떠받쳤다.
  • 실업률 상승: 8월 실업률은 4.3%로, 7월의 4.2%에서 소폭 상승했다.
  • 수정된 통계: 7월 고용은 기존 발표보다 6천 개 많은 7만9천 개 증가로 수정됐으나, 6월은 당초 1만4천 개 증가에서 1만3천 개 감소로 정정됐다. 5월과 6월 수치 역시 앞선 보고에서 크게 하향 조정된 바 있다.

정치적 파장

이번 고용보고서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노동통계국(BLS) 수장을 해임한 이후 처음 발표된 것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조작된 통계로 자신을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에리카 맥엔타퍼 국장을 전격 경질했다. 후임으로는 보수 성향 경제학자 어윈 존("E.J.") 안토니를 지명했으며, 상원 인준을 앞두고 있다.

연준의 시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노동시장 약화를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의 근거로 언급했다. 연준은 이달 말 회의를 열어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파월 의장은 현재 고용시장이 "공급과 수요 모두가 둔화된 독특한 균형 상태"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민 제한으로 노동 공급이 위축된 가운데,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소비자 반응

미국 주요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향후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소비자 부담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월마트, 에이스하드웨어 등은 물가 압박 가능성을 경고했고, 프로터앤갬블·크로거·치폴레 등은 이미 소비자들의 지출 여력이 줄고 있다고 보고했다.

소비심리 역시 악화됐다. 미시간대 조사에 따르면 8월 소비자 심리는 6% 가까이 급락했으며, 컨퍼런스보드 조사에서는 더 많은 가계가 소득 감소를 예상하고 노동시장 전망에 비관적인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