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7 07:16 AM
By 전재희
상원 청문회서 질타받은 케네디 보건장관...백악관 "신임 유지"
케네디 보건장관 행보에 여야 비판...대통령실 "정책 지속"
핵심 요약
대선 재집권을 눈앞에 뒀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에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에게 보건·의학·식품 정책을 두고 "마음껏 하게 하겠다(go wild)"고 공언했다.
이번 주 워싱턴에서 열린 치열한 상원 청문회에서 케네디는 공중보건 기관을 해체하고 미국의 백신 정책을 전면 재편하려는 행보로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장관을 두둔했다.

트럼프는 "그가 다르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면서, CDC 국장 해임과 코로나 백신 접근 제한, 소아 예방접종 변경 우려 등에 대한 질타가 쏟아진 청문회에 대해 "직접 보진 못했지만 케네디는 선의로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케네디에 대한 백악관의 확고한 지지에도 균열 조짐이 보인다. 일부 공화당 지도부는 연방정부가 백신 회의론을 전폭 수용할 경우 여론 이탈을 우려한다. 케네디의 증언 직후 상원 공화당 지도부 1·2위는 장관에 대한 신뢰 여부를 즉답하지 않고, 트럼프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MAHA(Make America Healthy Again) 의제를 추진하는 데 케네디 장관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밝혔다.
백신,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정치 뇌관
케네디는 "원론적으로 백신을 지지한다"면서도 CDC의 코로나 대응과 조직의 기능 장애를 강하게 비판해 왔다. 측근들은 공중보건 기관에 대한 불신을 놓고 벌이는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본다.
트럼프 1기 HHS 출신 데이비드 만스도르퍼는 "현 보건복지부 장관 중 여론지지율 1위이고 대통령의 강력한 백업이 있어 개혁 드라이브를 계속할 정치적 자본이 있다"고 말했다.
JD 밴스 부통령은 X(옛 트위터)에서 상원 비판자들을 겨냥해 제약사 이익과 연계된 성별 관련 치료를 옹호한다고 공격하며 "다들 알다시피 당신들이야말로 헛소리를 한다"고 썼다.
그러나 모든 공화당원이 케네디의 미션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그가 백신 전반을 겨냥한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고 우려한다. 케네디의 상원 재무위원회 출석에 앞서 공화당 여론조사 전문가 토니 파브리지오와 밥 워드는 MMR·대상포진·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B형간염 등 예방접종에 대한 초당적 지지가 강하다는 조사 결과를 지도부에 보고했다.
이는 다수의 다른 여론조사와도 일치한다. 유권자 대다수-민주·공화 모두 포함-가 학교 출석을 위한 소아 예방접종 의무에 대체로 찬성한다.
상원 공화당 2인자 존 바라소 의원은 청문회에서 "인준 때 백신에 관한 최고 기준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는데, 이후 행보가 매우 우려스럽다"고 질타했다.
트럼프도 금요일 플로리다주의 백신 의무 폐지 움직임을 두고 "쉽지 않은 입장"이라며 일부 백신의 필요성을 옹호했다. "놀라운 백신들이 있다. 누구에게도 접종이 필요 없다고 말할 때는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케네디와 측근들은 최근 몇 년간 코로나 백신을 접종한 아동이 적다는 점을 자주 언급한다. MAHA 운동을 지원하는 칼리 민스는 온라인 회의에서 "의료 엘리트와 언론이 부모 90%, 의료인 85%를 위험한 반과학 광신도로 몰아간다"고 주장했다. 그는 MAHA 지지층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도 말했다.
케네디는 상원 인준 당시부터 백신 의혹 제기 행보로 논란이 됐다. 그럼에도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그가 취임 후 핵심 백신 자문위원회 전원을 자신의 인사로 교체하는 등 약속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고 지적한다. 톰 틸리스(공·노스캐롤라이나) 의원은 "말과 행동이 다르다"고 했다.
트럼프의 상충된 메시지
트럼프는 1기 때 워프 스피드로 코로나 백신을 빠르게 보급한 공로를 더 인정받아야 한다고 불평해왔다. 동시에 케네디의 코로나 부스터 축소 권고를 지지하고, 최근에는 백신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런 엇갈린 메시지는 트럼프의 백신 관련 평가를 복잡하게 만든다. 7월 월스트리트저널 조사에서 유권자들은 백신 정책에 관해선 공화당보다 민주당을 더 선호했다. 무당층의 과반도 트럼프의 백신 대응에 불만이라고 답했다.
마이크 라운즈(공·사우스다코타) 상원의원은 "내 아이들·가족·누구든 물으면 백신을 맞으라고 말한다. 백신은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했다"고 말했다. 케네디 인준에 찬성표를 던진 것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이 그를 원했고, 이제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