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8 03:59 PM

목재 가격 24% 급락...미국 경제에 경고등?

By 전재희

목재 가격 하락과 제재소 감산... 건설 경기 침체와 관세 불확실성이 원인

미국 목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경제 전반에 대한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목재는 주택 건설과 밀접히 연관된 대표적인 경기 선행 지표로 꼽히는데, 최근 가격 추세는 경기 둔화 조짐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 목재 가격 8월 이후 24% 급락

9월 첫째 주 목재 선물 가격은 1천 보드피트당 526.50달러로, 불과 한 달 전 3년 내 최고치에서 24% 하락했다. 현물 가격을 집계하는 랜덤 렝스(Random Lengths)의 '프레이밍 목재 종합 지수'도 8월 1일 이후 약 12% 떨어졌다.

목재산업

(목재산업. Teak Wood Supply )

가격 하락폭은 북미 대형 제재소들이 생산량을 줄이면서 다소 완화됐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공급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추가 감산과 공장 폐쇄 가능성을 점쳤다.

■ 관세 불확실성과 주택 경기 부진

목재 시장의 불안정성은 크게 두 가지 요인에서 비롯된다. 첫째,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산 목재를 비롯한 수입 목재 전반에 대해 '국가안보'를 이유로 고율 관세 부과를 검토하면서 시장이 요동쳤다. 실제로 기존 캐나다산 제재목 반덤핑·상계 관세는 최근 15%에서 35%로 대폭 인상됐다.

둘째, 주택 건설 수요 자체가 약화되고 있다. 7월 미국 주택 건축 허가 건수는 연율 140만 채로,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전체 건설 지출도 2024년 5월 고점 대비 3.4% 감소했다.

■ 제재소 감산 움직임

  • 인터포(Interfor): 북미 3위 제재업체로, 미국 남부·북서부·캐나다 등에서 가동 시간을 줄이고 휴무·정비 기간을 늘려 연말까지 약 1억4,500만 보드피트 감산 계획.
  • 돔타르(Domtar): 아칸소주 그렌우드 공장을 가동 중단하고, 퀘벡주 마니와키 공장은 무기한 휴업. 다른 공장도 교대조를 줄이는 등 감산에 들어갔다.

분석가들은 "관세 인상으로 캐나다 제재소의 손익분기점이 높아진 상황에서, 수요 부진까지 겹치면서 추가 폐쇄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 경기 선행지표로서의 목재

목재 가격은 과거에도 경기 전환을 예고해 왔다. 코로나19 봉쇄 당시 2x4 가격이 팬데믹 이전 기록의 세 배까지 치솟으며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혼란의 전조 역할을 했고, 2022년 연준의 금리 인상기에는 가장 먼저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번 가격 급락은 향후 건설 경기와 소비 활동 전반의 둔화를 경고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최근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어,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주택 구매 및 리모델링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