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0 07:52 AM
By 전재희
수십억 달러 규모 계약 4건 체결, 백로그 4,550억 달러로 1년 새 4배↑...수개월 내 5,000억 달러 돌파 전망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Oracle) 주가가 수요일 장 초반 한때 39% 이상 급등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회사가 최근 분기 동안 수십억 달러 규모 대형 계약 여러 건을 따냈고, 추가 대형 고객도 곧 합류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오라클은 8월 31일에 마감된 분기 기준 인도 예정 계약 잔액(백로그·RPO) 이 4,550억 달러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사프라 캐츠(Safra Catz) 최고경영자는 이 기간 서로 다른 3개 고객과 수십억 달러 계약 4건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그는 "놀라운 분기였고,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 에 대한 수요가 계속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캐츠 CEO는 향후 몇 달 안에 추가로 수십억 달러 고객들이 계약에 서명해 백로그가 5,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30% 넘게 뛰었고, 수요일 오전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오라클 주가는 연초 대비 45% 상승한 상태였다.
리서치업체 멜리어스(Melius)는 4,550억 달러라는 백로그가 "압도적으로 높다"며, 오라클의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 성장 목표 달성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수치에는 소프트뱅크·오픈AI와 함께 데이터센터에 5,000억 달러 투자를 계획 중인 '스타게이트(Stargate)' 벤처와, xAI·메타 등 AI 대형 고객의 주문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러 애널리스트들은 이들 대규모 AI 고객 덕분에 2026년 이후에도 오라클의 매출이 계속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라클은 향후 5년 가이던스의 대부분 매출이 이미 백로그에 반영돼 있어 목표 달성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다만 분기 실적은 엇갈렸다. 매출은 149억 3,000만 달러(전년 대비 12%↑) 로 **팩트셋 컨센서스(150억 4,000만 달러)**에는 소폭 미달했다. 클라우드 매출은 72억 달러(28%↑) 로 증가했지만, 소프트웨어 매출은 57억 달러(1%↓) 로 줄었다.
오라클은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과 경쟁하기 위해 클라우드 역량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캐츠 CEO는 올 회계연도 오라클의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OCI) 이 77% 증가해 1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다음 4개 회계연도에는 320억 달러 → 730억 달러 → 1,140억 달러 → 1,440억 달러로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5년 전망치의 대부분 매출이 이미 RPO에 반영돼 있다"며 "새 회계연도의 출발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한편 데이비드슨(Davidson) 애널리스트들은 운영마진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우려했다. 시장점유율 확대와 주문 성장에 맞춰 대규모 설비투자(CAPEX) 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과거 **운영마진 50%**를 기록하던 레거시 비즈니스와는 다른 전략이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가상머신(VM) 혹은 GPU 임대 사업은 한 자릿수 영업마진이 최대치일 수 있으며, 일부는 손실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분기 순이익은 29억 3,000만 달러(주당 1.01달러) 로 전년과 비슷했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조정 EPS는 1.47달러로, 시장 예상치(1.48달러) 에 근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