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1 11:37 PM
By 전재희
백악관 "새 소유 구조 합의, 조만간 서명 예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Fox)와 뉴스코프(News Corp)를 이끄는 라클란 머독과 그의 부친 루퍼트 머독이 틱톡(TikTok) 미국 사업 인수 컨소시엄에 합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 보도했다.
트럼프 "라클란·루퍼트 머독 참여 가능성 높아"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 브리핑'에 출연해 "라클란이라는 인물이 참여하고 있다. 라클란 머독"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루퍼트 머독도 아마 그룹에 합류할 것 같다. 나는 그들이 그룹에 포함될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루퍼트 머독은 틱톡 인수 협상에 관여하는 경영진에게 소규모 지분을 보유하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의 투자가 새로운 법인 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머독 가문의 투자가 이뤄진다면 폭스사를 통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백악관 "데이터·알고리즘 미국이 통제"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전날 방송에서 "틱톡 미국 법인의 이사회는 7석으로 구성되며, 이 중 6석을 미국인이 차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오라클이 데이터와 개인정보를 관리하고, 알고리즘도 미국의 통제를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빗 대변인은 합의가 "조만간 서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지배 구조 윤곽
이번 합의는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승인한 잠정 협정에 따라 마련됐다. 새로운 구조에서는 미국 투자자와 기존 투자자가 약 80%를 보유하고,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의 지분은 20% 미만으로 낮아져 지난해 제정된 미국 법률을 준수하게 된다.
새 컨소시엄에는 실버레이크(Silver Lake), 오라클(Oracle) 등 기업이 참여해 약 절반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기존 투자자인 서스퀘하나 인터내셔널, KKR, 제너럴 애틀랜틱은 약 30%를 유지한다.
복잡한 관계
라클란 머독은 현재 뉴스코프 회장이자 폭스코프 CEO이며, 폭스뉴스 모회사를 총괄하고 있다. 루퍼트 머독은 양사의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루퍼트 머독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여름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의 피고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트럼프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기사에 자신의 서명이 담긴 문서를 언급했다며 이를 부인하고 소송을 제기했지만, 다우존스(저널 모회사)는 보도를 강력히 방어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망
머독 가문의 합류 여부와 무관하게, 틱톡 미국 법인의 소유 구조 개편은 성사 직전 단계에 있다. 이번 재편은 단순한 투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데이터 주권과 콘텐츠 알고리즘까지 미국이 통제하게 됨으로써, 틱톡은 사실상 중국 기업이 아닌 미국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새롭게 규정받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