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3 05:22 AM
By 전재희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공식 고용보고서 중단... ADP·인디드·레벨리오랩스 등 대안 부상
매달 첫째 주 금요일이면 미국 경제학자, 투자자, 정책 입안자들은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의 일자리 보고서를 주시한다. 그러나 이번 주는 다르다.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9월 고용보고서가 발간되지 않으면서, 최근 둔화세를 보이는 노동시장을 확인하려는 이들이 대체 데이터를 찾아 나서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공식 자료만큼 완벽한 대체재는 없지만, 민간 통계가 그 공백을 메우고 있다.
ADP: 전 세계 2,600만 명 이상 근로자의 급여 자료를 기반으로 고용 현황을 집계.
인디드(Indeed): 구인 공고 데이터를 통해 BLS의 일자리 공석 보고서(JOLTS)를 대체.
레벨리오랩스(Revelio Labs): 링크드인 등 네트워크 플랫폼 자료를 분석해 고용, 임금, 채용, 이직 등을 측정.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페롤리는 "소비자·기업 설문, 인디드 데이터를 함께 맞춰보면 하나의 모자이크를 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셧다운이 이어지면 소비자물가, 소매판매 등 다른 핵심 통계도 발표가 지연된다. 이는 이미 약화 조짐을 보이는 노동시장과 고공 행진하는 인플레이션 속에서 연준의 정책 판단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
페롤리는 "현재만 보면 양호한 노동시장 같지만, 향후 더 약화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자들은 오래전부터 철도 화물, 기업 설문, 골판지 상자 수요 같은 '대체 지표'를 관찰해 왔다.
뱅가드: 401(k) 연금 가입 여부를 신규 고용 신호로 활용.
뱅크오브아메리카: 고객 카드 사용 데이터를 분석, 실업률 상승 시 소비 감소 여부로 고용 상황 점검.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아디티야 바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공식 통계가 나오기 전까지 민간 데이터를 다리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ADP는 2006년 처음 보고서를 내놓았으나, 예측 오차로 신뢰가 떨어졌다. 이후 연준이 원자료를 검토해 '정보 가치가 높다'고 평가하면서 2022년 스탠퍼드대 디지털경제연구소와 협력해 보고서를 개편했다. 현재는 BLS 예측이 아닌 독립적 고용 측정치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ADP는 올봄 노동시장 약화를 조기에 포착했으며, 이는 이후 BLS가 수치를 하향 수정하며 입증됐다.
레벨리오는 9월 첫 보고서를 내며 주목받았다. 9월 신규 고용을 6만 명 증가로 추정했는데, 이는 ADP의 3만2천 명 감소 전망과 달랐다. 그러나 두 데이터를 종합하면 BLS가 발표했을 경우 약 3만2천 명 증가로 나왔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 회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BLS 국장을 경질한 이후 "데이터 왜곡 우려가 있다"며 민간 대안 통계 제공을 시작했다.
미국의 통계 체계는 뉴딜 시기 설계된 것으로, 서비스 경제 중심으로 전환한 현재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BLS 인력은 15년 전보다 18% 줄었으며, 고용·이직 조사(JOLTS) 응답률은 2015년 66%에서 올해 3월 35%로 급감했다.
민간 데이터도 완전한 대안은 아니다. 많은 업체가 정부 통계를 기반으로 조정하기 때문에 BLS 자료 없이는 자체 수치의 신뢰도가 떨어진다.
ADP 수석 이코노미스트 넬라 리처드슨은 "민간 데이터는 정부 자료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라며 "복잡한 경제를 이해하기 위해 공식·민간 지표를 함께 보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