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3 05:58 AM

엘세군도 셰브론 정유공장 폭발·화재...남부 해안 일대서 거대한 불길 목격

By 전재희

10월 2일(목) 밤, 캘리포니아 엘세군도에 위치한 셰브론 정유공장에서 폭발과 함께 대규모 화재가 발생해 남부 해안(South Bay) 전역에서 거대한 불길과 연기가 목격됐다고 LA Times( LAT)가 보도했다. 

LAT에 따르면, 주민들은 오후 9시 30분경 강력한 폭발음을 들었으며, 이어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화염과 연기가 치솟았다고 전했다. 폭발 충격으로 인근 지역까지 흔들림이 느껴졌으나,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셰브론 정유공장 폭발 화재
(셰브론 정유공장 폭발 화재 현장. Brian Lutz via Storyful )

엘세군도 시 당국은 화재 사실을 확인했으나 대피 명령은 발령되지 않았으며, 주민 안전에 위협은 없다고 밝혔다. 금요일 오전까지 불길은 크게 잦아들었지만, 당국은 여전히 정확한 발화 원인을 조사 중이다. 또한 관계 기관은 대기질 오염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셰브론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화재를 "국지적 사건"으로 규정하며, "모든 정유소 직원과 계약업체 인력이 안전하게 확인됐으며 부상자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비상 대응 기관들이 현장을 모니터링하는 가운데 주민 대피 명령은 발령되지 않았고, 정유소 경계 모니터링 시스템에서도 기준치를 초과하는 오염물질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셰브론은 이번 화재로 인한 시설 손상 정도나 정유소 운영 차질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현장에는 정유소 자체 소방대를 비롯해 인근 지역 소방 인력이 긴급 투입돼 진화 작업을 벌였다. 레돈도비치 북쪽 등지에서는 검은 연기가 주황빛 하늘을 가로지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사건 발생 당시를 목격한 주민들의 증언도 잇따랐다. 맨해튼비치에 거주하는 키스 모어(53)는 "300피트 높이의 불길이 치솟았다. 20년 넘게 이곳에서 살았지만 이런 광경은 처음이었다"며 "처음엔 비행기 추락이나 지진이 난 줄 알았다"고 말했다.

당국은 로즈크랜스 애비뉴(Rosecrans Avenue)와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Pacific Coast Highway) 일부 구간을 통제하며 교통을 우회시켰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카렌 배스 로스앤젤레스 시장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보고를 받았으며, 주지사실은 "지역사회 보호와 공공 안전 확보를 위해 주·지방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엘세군도를 비롯한 남부 해안 지역은 주요 정유 시설이 밀집해 있어 이 같은 화재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해왔다. 지난 2022년에도 엘세군도 정유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진화에 두 시간이 소요됐으며, 2020년 카슨(Carson)의 마라톤 정유소에서는 100피트 높이의 불길이 치솟는 화재가 발생했으나 큰 피해 없이 진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