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6 07:03 AM
By 전재희
xAI, 초대형 '콜로서스' 데이터센터로 AI 패권 추격... 전력·수자원 논란으로 도시 여론 '양분'
일론 머스크가 주도하는 인공지능 전쟁의 최전선은 테네시와 미시시피 주 경계선에 위치한 멤피스는 114에이커(약 46만㎡)의 초지와 늪지다.
이곳은 한때 잠잠한 습지였지만, 지금은 머스크의 인공지능 기업 xAI가 '딥사우스' 지역에 구축 중인 거대 인프라 제국의 핵심이 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6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머스크가 이끄는 인력들이 이 지역의 폐쇄된 발전소 부지를 파내고 새로운 발전소를 세우기 위한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 발전소는 최대 10억 와트(1GW) 규모의 전력을 생산해 약 80만 가구를 공급할 수 있을 정도의 용량을 갖출 예정이다.
머스크는 이 전력을 국경선 북쪽 테네시주 멤피스에 건설 중인 100만 평방피트 규모의 데이터센터로 송전할 계획이다.
머스크의 AI 전략 중심에는 '속도'가 있다. xAI는 이미 멤피스에 세계 최대 규모의 슈퍼컴퓨터로 불리는 **'콜로서스(Colossus)'**를 완공해 운영 중이다. 20만 개 이상의 엔비디아(Nvidia) 칩이 설치된 이 시설은 머스크의 AI 챗봇 '그록(Grok)'을 구동한다.
이제 그는 '콜로서스 2(Colossus 2)' 건설 막바지에 돌입했다. 이번 시설은 전작보다 더 크고 강력하며, 완공 후 약 55만 개의 엔비디아 칩이 탑재될 예정이다.
AI 산업은 21세기 기업 전쟁의 '핵심 격전지'로 부상했다.
모건스탠리는 2028년까지 전 세계 기업들이 AI 인프라 구축에 3조 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전망한다.
머스크는 전기차(테슬라), 로켓(스페이스X), 뇌칩(뉴럴링크) 등 혁신 산업을 개척해왔지만, AI 분야에서는 **샘 올트먼의 오픈AI(OpenAI)**에 뒤처진 상황이다.
머스크는 콜로서스 2 완공에만 수십억 달러, 그중 칩 구매비만 180억 달러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해 초 부채와 지분을 합쳐 100억 달러를 조달했으며, 2025년 안에 약 130억 달러 현금을 소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지어 머스크는 스페이스X 자금 20억 달러를 xAI에 투입했다. 그러나 일부 임원은 경영 불투명성과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로 회사를 떠났다.
딜런 파텔, 세미애널리시스 CEO는 "머스크와 xAI의 미래는 매우 예측 불가능하다. 하지만 머스크는 샘 올트먼에게 지는 걸 절대 용납하지 않을 사람이다."고 했다.
머스크의 투자는 멤피스 시민들에게 '경제 부흥의 신호'이자 '환경 위협의 경고'로 다가오고 있다.
xAI의 데이터센터는 수백 개 일자리를 창출하지만, 동시에 도시 전체 가구보다 많은 전기와 수백만 갤런의 물을 매일 소모한다.
xAI는 냉각용수를 재활용하는 대형 폐수 정화 시설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했고, 학교 기부 및 지역 미화사업에도 참여하며 '친환경·친도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빌 더너번 3세, 멤피스 상공회의소 이사는 "xAI는 이제 페덱스(FedEx)에 이어 멤피스 시·카운티에서 두 번째로 큰 납세자"라고 했다.
하지만 비판 여론도 거세다.
가스 터빈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 배출과 오염 문제, 그리고 전력 인프라 보조금 논란이 지역 주민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멤피스는 너무 절박합니다. 기업들이 올 때마다 '천국'을 약속하지만, 그 대가는 항상 주민들이 치러왔죠."
- 바첼 부커, 인근 거주 65세 전 소방관
머스크는 2015년 오픈AI를 공동 창립했으나, CEO직을 두고 샘 올트먼과 충돌해 회사를 떠났다. 이후 2023년 xAI를 창립하고 트위터(현 X)를 인수하면서 방대한 데이터로 AI 모델을 훈련하기 시작했다.
처음 그는 10만 개의 엔비디아 칩을 수용할 기존 데이터센터를 찾았지만, **"최소 18~24개월 소요"**라는 답변을 듣고 "직접 짓는 것 외엔 답이 없다"고 판단했다.
xAI는 2024년 초 스웨덴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의 폐공장 부지를 임대하며 멤피스로 진출했다.
머스크의 조건은 단 세 가지였다 - 전력, 물, 그리고 속도.
머스크는 2024년 여름 멤피스 현장을 직접 찾아 케이블 연결 작업까지 참여했다.
정식 전력 공급이 늦어지자 14대의 천연가스 터빈을 임시 발전기로 설치하고, 테슬라 배터리를 연결해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했다.
결과적으로 그는 단 122일 만에 콜로서스를 완성, 4만2천 개의 엔비디아 칩으로 그록을 가동했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세상에 머스크 말고는 그걸 해낼 사람이 없다"고 평했다.
이후 콜로서스는 확장되며 35대의 터빈을 운영했고, 이는 25만 가구 전력량에 해당하는 420메가와트를 생산했다.
하지만 남멤피스의 빈곤 지역 주민들은 곧 가스 냄새와 대기오염을 호소했다.
지역 환경단체는 "허가받지 않은 임시 발전소"라며 항의했고, 일부 보건 당국도 "정치적 압력"을 우려했다.
결국 xAI는 올해 초 일부 터빈 허가를 신청했고, 미시시피주 사우스헤이븐에 설치된 7대의 무허가 터빈은 현재 임시 승인 상태다.
xAI는 장기적으로 41기의 영구 터빈을 설치해 1GW 발전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멤피스 시는 이에 대응해 대기질 검사를 실시, "안전 기준 이하"라고 발표했으며, 시의회는 xAI의 세금 수입 25%를 지역사회 환원에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머스크의 AI 모델 그록(Grok)은 이후 오픈AI와 구글의 모델을 능가하는 성능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여름철, 일부 사용자에게 폭력적·반유대적 메시지를 보내는 사고가 발생해, xAI는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고 공개 사과했다.
현재 머스크는 콜로서스 2를 기반으로 그록 차기 버전 훈련을 준비 중이며, 해외에서 모듈식 발전소를 수입해 전체 전력을 자급자족할 계획이다.
또한 그는 칩 리스(lease) 금융 구조를 통해 120억 달러 규모의 칩을 확보하려 하며, 테슬라의 xAI 투자안도 11월 주주총회에서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