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6 07:39 AM
By 전재희
엔비디아 독점 흔드는 5년 계약... 오픈AI, MI450 칩 6GW 도입 계획
인공지능(AI)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대형 계약이 체결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오픈AI(OpenAI)와 반도체 기업 AMD(Advanced Micro Devices)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AMD의 차세대 인공지능용 칩 'MI450'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협약은 엔비디아(Nvidia)가 장악한 AI 반도체 시장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움직임으로, AI 산업의 경쟁 구도가 본격적인 **'2강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양사의 합의에 따르면, 오픈AI는 내년부터 MI450 칩을 시작으로 **총 6기가와트(GW)**에 달하는 연산용 칩을 AMD로부터 구매하기로 했다. 구매는 직접 또는 클라우드 파트너사를 통해 진행된다.
AMD CEO **리사 수(Lisa Su)**는 "향후 5년간 이번 협약이 수십억 달러의 신규 매출을 창출할 것"이라며 "AMD의 기술 로드맵이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오픈AI는 또 **AMD 보통주 1억6천만 주(약 10%)를 주당 1센트에 매입할 수 있는 워런트(신주인수권)**를 단계적으로 부여받는다. 목표 달성 및 주가 조건이 충족될 경우에만 행사 가능하다.
AMD 주가는 6일 개장 직후 33% 급등했다.
AMD는 게임·PC·일반 서버용 프로세서 시장에서는 강세를 보여왔지만, 고가의 AI 슈퍼컴퓨팅 칩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에 밀려왔다. 이번 계약은 AMD가 그 격차를 좁힐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다.
오픈AI는 MI450 칩을 '추론(Inference)' 단계 - 즉, 챗봇 등 AI 모델이 사용자 요청에 실시간으로 응답하는 연산 과정 - 에 활용할 예정이다.
오픈AI CEO **샘 올트먼(Sam Altman)**은 "지금은 연산 자원을 확보하기가 상상 이상으로 어렵다"며 "AI 서비스를 빠르게 확장하려면 산업 전반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리사 수 CEO도 "이번 계약은 두 회사의 운명을 묶는 일종의 공동 성장 구조"라며 "오픈AI의 성공이 곧 AMD의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올트먼은 "AI 인프라 확충이 본격화되면서 산업 전체가 함께 커질 것"이라며 "칩, 데이터센터, 그리고 전력망과 공급망까지 모두 확장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오픈AI는 내년 하반기부터 MI450 칩 1GW 규모를 투입해 대형 AI 모델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은 오픈AI의 최근 '초대형 투자 행보'의 연장선상에 있다.
지난 9월, 엔비디아는 10년간 1,000억 달러를 오픈AI에 투자하기로 했으며, 오픈AI는 이 자금으로 엔비디아 칩을 구매해 최대 10GW의 연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오픈AI는 **오라클(Oracle)**과도 3,000억 달러 규모의 5년 계약을 체결해 4.5GW의 클라우드 컴퓨팅 용량을 확보했다.
올트먼은 "AI 서비스 수요는 앞으로도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며, 현재의 투자 수준은 오히려 부족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오픈AI 공동창업자 **그렉 브록맨(Greg Brockman)**도 "나는 '컴퓨팅 부족'으로 인한 실패가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 경쟁이 **'AI 버블'**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현재 오픈AI, 메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이 칩·데이터센터·전력망에 투입하는 자금은 19세기 철도 붐과 20세기 전력·광케이블 인프라 구축을 능가한다는 평가다.
오픈AI는 올해 서버 임대료만 160억 달러를 지출할 전망이며, 2029년에는 4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올해 예상 매출은 130억 달러 수준이다.
미즈호증권은 엔비디아가 여전히 AI 반도체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엔비디아의 최상위 AI 데이터센터용 칩 세트는 한 개당 최대 6만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이번 오픈AI-AMD 협약으로, AI 인프라 경쟁의 무게추는 점차 다극화될 것으로 보인다.
AMD는 "이 계약은 단순한 납품을 넘어 AI 인프라 생태계 전반에서 지속적인 기술·수익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계기"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