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8 07:08 AM

트럼프 "시카고 시장·일리노이 주지사 구속해야"..."ICE 보호 실패, 직무유기" 주장

By 전재희

이민단속국 공무원 보호 문제로 연방정부-민주당 주정부 갈등 격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카고의 브랜든 존슨 시장과 일리노이 주지사 J.B. 프리츠커를 향해 "이민단속국(ICE) 요원 보호 실패"를 이유로 감옥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시카고 시장은 ICE 요원 보호에 실패했으니 감옥에 가야 한다! 프리츠커 주지사도 마찬가지다!"라고 적었다.
다만 그가 두 인사가 어떤 법을 위반했다고 보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Illinois Gov. JB Pritzker and Chicago Mayor Brandon Johnson
(시카고의 브랜든 존슨 시장과 일리노이 주지사 J.B. 프리츠커.WTTW News)

백악관과 시카고 시장실, 주지사실은 이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 ICE 단속으로 시위 확산...연방군 투입에 주정부 반발

최근 ICE가 시카고 전역에서 불법체류자 단속을 강화하자, 시내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일리노이 주 방위군을 '연방화(federalization)'해 투입했으며, 주 내 민주당 인사들은 이를 강력히 비판했다.

이번 발언은 프리츠커 주지사가 전날 미니애폴리스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정신이 나갔고 치매에 걸렸다"고 비난한 직후에 나온 것이다. 프리츠커는 "트럼프의 방위군 동원은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유권자를 위협하려는 정치적 시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 대변인 애비게일 잭슨은 "대통령은 연방 요원과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합법적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 "감옥에서 만나자"...프리츠커·월즈, 체포 가능성 언급

프리츠커 주지사와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행사 중 사회자의 질문에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실제로 체포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모두 "그렇다"고 답했다.
프리츠커는 "누구든 나를 '굴락(감옥)'에서 만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농담조로 말했다.
월즈 주지사는 "진지하게 말하지만, 그렇다"고 덧붙였다.

■ 시카고에 방위군 500명 배치...트럼프 "범죄 도시 더는 방치 못 해"

미 북부사령부(U.S. Northern Command)에 따르면, 시카고 대도시권에는 현재 500명의 병력이 배치되어 있다. 이 중 300명은 일리노이 주 방위군, 200명은 연방 소속으로 전환된 텍사스 방위군이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텍사스 부대가 먼저 연방화돼 일리노이 병력의 배치는 아직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시카고는 위대한 도시지만 살인과 범죄가 많다면 위대할 수 없다"며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위군은 법적으로 체포권이 없으나, 즉각적인 안전 위협이 있다고 판단되는 인물을 임시로 억류해 경찰에 인계할 수 있다. 북부사령부는 "방위군의 임무는 연방 직원과 시설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 시 정부 "범죄율 감소 중...연방 개입이 오히려 악화시킬 것"

시카고와 일리노이 주 당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군 투입 조치가 "과도한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시 정부 관계자는 "대도시 범죄율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감소해왔다"며 "연방의 개입은 지역 치안을 오히려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리노이 주와 시카고 시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군 배치를 중단시키기 위해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