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0 07:56 AM

이스라엘 "가자 휴전 발효"...군 일부 철수, 인질 석방·인도적 지원 본격화

By 전재희

세부 조율은 아직 진행 중, 트럼프 "며칠 내 이스라엘 방문 예정" -

이스라엘 군은 금요일 정오(현지시각)를 기해 가자지구에서 휴전이 발효됐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10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번 합의로 남은 인질 석방과 인도적 지원 물자 유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스라엘과 아랍 측 관계자들에 따르면, 금요일 오전 이스라엘 군은 휴전 합의의 일환으로 가자지구 일부 지역에서 철수를 시작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전날 밤 합의를 승인했으며, 합의문에는 군이 지도상 '노란 선'으로 표시된 경계선까지 후퇴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는 "정오까지 군이 해당 선에 도달하며 1단계 철수가 완료됐다"고 소셜미디어에 밝혔다.

평화 협상 환호하는 가자지구
(평화 협상 환호하는 가자지구. ZUMA PRESS )

하마스는 이스라엘 군이 철수한 지역에 자체 치안 병력을 배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같은 이스라엘 군의 철수는 휴전 발효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인질 석방을 위한 72시간의 시간표가 시작됐다고 중재자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며칠 내 이스라엘을 방문할 계획이며, 이스라엘은 월요일 예정된 방문을 대비해 수천 명의 경찰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에 관여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양측은 여전히 이집트에서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다. 여기에는 철수선의 정확한 경계, 이스라엘이 억류 중인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그리고 이집트-가자 접경 라파(Rafah) 국경 통제 문제가 포함된다.

이스라엘 내 병원과 군 당국은 인질 생존자 수용을 준비 중이다. 최근 며칠 동안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의 회의가 열려, 인질 및 수감자 교환 절차를 대비하고 있다. 인도주의 단체들도 가자에 긴급 식량과 의약품을 대량으로 반입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국경 개방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몇 달 동안 일부 지원 트럭이 제한적으로 들어갔지만, 절대적으로 필요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휴전 소식에 가자와 텔아비브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지만, 양측 주민들은 휴전이 실제로 유지될지 긴장 속에 지켜보고 있다. 금요일 오전 가자 현지에서는 여전히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이 생중계됐으며, 오후에는 수많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해안 도로를 따라 북쪽 가자시티로 도보 이동했다. 이는 몇 달 전 이스라엘이 대규모 군사작전을 개시하며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를 명령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번 합의가 깨질 경우 다시 폭격이 재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스라엘 인질 가족들도 수개월간 거리 시위와 외교적 호소 끝에 가족의 귀환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이스라엘 관계자는 철수 과정에서 일부 군 장비와 시설을 자폭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밤, 정부 승인 직전 이스라엘 군은 "병사들에게 위협을 가한 무장세력에 대한 대응"이라며 북부 가자를 공습한 바 있다.

이번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요일 백악관에서 발표한 것으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남부 이스라엘을 기습해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50명을 납치한 사건 이후 이어진 긴 갈등의 상처를 봉합하기 위한 시도이다. 현재 약 20명의 인질이 생존한 것으로 추정되며, 약 28명의 시신도 여전히 가자에 남아 있다.

이번 휴전은 지난 3월 이후 처음 있는 대규모 교전 중단으로, 2년에 걸친 전쟁 종식을 향한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 전쟁으로 인해 수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하고 가자는 폐허가 되었다.

가자시티의 두 자녀를 둔 36세 어머니 리마 아부 하시라는 "전쟁으로 희생된 가족들이 이 휴전을 보지 못한 것이 슬프다"며 "언제든 휴전이 깨질 수 있다는 불안이 모두의 마음속에 있다"고 말했다.

미국 행정부는 이번 합의가 하마스의 무장 해제 및 가자 임시정부 구성으로 이어지는 장기적 해결의 첫 단계가 되길 희망하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이날 오후 짧은 연설에서 "다음 단계에서는 하마스가 협상 또는 무력으로 해체될 것"이라며 "하마스는 목에 칼이 들어올 때에야 이번 합의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사령부(CENTCOM)는 국제 안정화군을 주도하며, 이집트·카타르·터키·아랍에미리트 등이 참여하는 민군조정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미국 고위 당국자가 밝혔다.

미국은 휴전 감시와 민간 정부 이양 지원을 위해 약 200명의 병력을 파견하기 시작했으며, 이들은 가자 내 인도적 지원 유입을 원활히 하는 임무도 수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