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3 06:52 AM

가자 인질 전원 석방...트럼프 "전쟁은 끝났다" 선언

By 전재희

이스라엘 의회 연설서 "중동의 새로운 새벽" 강조, 네타냐후 사면도 촉구

2025년 10월 13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마지막으로 생존해 있던 20명의 인질이 모두 석방되면서 2년에 걸친 전쟁의 비극적 장이 마침표를 찍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 연설에서 "오늘은 깊은 기쁨과 고양된 희망의 날"이라며 "이스라엘은 무력으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얻었고, 이제 평화와 번영의 시대로 나아갈 때"라고 선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번 인질 전원 석방은 지난 금요일 정오 발효된 휴전 협정의 핵심 조건으로, 인도적 지원 확대와 함께 전쟁 종식의 분수령이 되었다. 이스라엘군은 협정에 따라 가자지구 일부 지역에서 철수했으며, 미국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는 "이스라엘군이 지도상 '노란 선'으로 표시된 후퇴선을 정오까지 완전히 이행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의회에서 만나 두손을 잡고 있다.  )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의 연설 직전 "어느 미국 대통령도 트럼프보다 이스라엘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한 적이 없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승리했다. 이제 전쟁의 승리를 평화로 바꾸어야 할 때"라며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무장 해제와 가자 통치 문제를 협상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세계의 압력이 전쟁 종식을 이끌었다"며 국제사회의 역할을 인정했다. "최근 몇 달 동안 세계가 평화를 원했다. 긴장이 점점 높아지고 있었고, 지금이 절묘한 시점이었다"고 말했다.

연설 도중 트럼프는 돌발적으로 이삭 헤르초크 이스라엘 대통령에게 "네타냐후 총리를 사면하라"고 제안해 청중을 놀라게 했다. "그건 원래 연설문에 없던 내용이지만, 나는 이 신사를 좋아한다"며 "그가 훌륭한 전시 지도자였고, 시가와 샴페인 문제는 대수롭지 않다"고 덧붙였다. 네타냐후는 현재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본인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가자지구에서는 이날 석방된 인질들이 이스라엘로 이송돼 가족과 상봉하고, 건강 검진 후 병원으로 옮겨졌다. 약 28명의 숨진 인질 시신은 추후 이스라엘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스라엘은 이에 상응해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인 250명과 가자 내 구금자 1,700명을 석방했다.

석방 현장에서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노래하고 춤추며 환호했다. 일부 가족들은 예상치 못한 전화 연락을 받기도 했다. 아직 하마스의 통치 이후 가자지구의 행정체계와 안보 구조를 어떻게 재편할지는 향후 협상의 주요 쟁점으로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은 끝났다(The war is over)"고 기내에서 밝히며, 이스라엘 연설 후 이집트에서 열리는 중동 정상회의에 참석해 평화 프로세스의 후속 단계를 논의할 예정이다.

그는 연설을 마무리하며 "오늘은 중동의 새로운 역사적 새벽(Historic dawn of a new Middle East)"이라며 "이스라엘의 승리가 곧 평화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