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5 06:20 PM

트럼프 "모디 총리가 러시아산 석유를 사지 않겠다고 확약"

By 전재희

워싱턴 주재 인도 대사관은 아직 합의 여부를 확인하지 않음
국제 유가 하락은 인도의 경제적 부담을 누그러뜨릴 수 있음
트럼프 "인도가 '즉시' 러시아산 선적을 중단할 수는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러시아로부터의 석유 구매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이어 중국에도 같은 조치를 취하도록 설득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은 러우 전쟁의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는 모스크바의 에너지 수입원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와 중국은 러시아산 해상 원유의 최대 구매국 두 곳으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의 수요가 꺾이고 미국과 유럽연합이 모스크바에 제재를 가하자 러시아가 수용한 할인 가격을 활용해 왔다.

트럼프는 최근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문제 삼아, 러시아의 석유 수입을 틀어막고 모스크바가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 나서도록 압박하는 일환으로 인도산 대미 수출에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인도 정상 공동기자회견
(2025년 2월 트럼프 대통령과 인도 모디총리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 당시모습.. 자료화면)

트럼프는 백악관 행사에서 기자들에게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를 사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오늘 (모디가) 러시아로부터 석유를 사지 않겠다고 확약했다"고 말하며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제 중국도 그렇게 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 주재 인도 대사관은 모디가 트럼프에게 그런 약속을 했는지에 대한 이메일 질의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인도의 최대 원유 공급국이다. 9월 러시아의 대(對)인도 수출은 하루 162만 배럴로, 인도 원유 수입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몇 달 동안 모디 총리는 미국의 압박을 거부해 왔고, 인도 당국자들은 해당 구매가 국가 에너지 안보에 필수적이라고 옹호했다.

다른 산유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인도에 더 큰 비용을 초래할 수 있지만, 국제 유가 하락은 그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 시장 공급 과잉 우려로 브렌트유 선물은 수요일 5개월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도가 수입을 중단한다면, 이는 모스크바의 주요 에너지 고객 중 한 곳의 중대한 정책 변화 신호로, 여전히 러시아산 원유를 들여오는 다른 국가들의 계산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 트럼프는 다자 제재에만 의존하기보다 양자 관계를 지렛대로 활용해 러시아의 경제적 고립을 강화하려 한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의 신임 인도 주재 대사 지명자인 세르지오 고어가 모디와 만난 지 며칠 뒤에 나왔다. 두 사람은 국방, 무역, 기술 현안을 논의했다. 트럼프의 최측근인 고어의 지명은 미-인도 관계에 긍정적인 신호로 널리 해석됐다.

트럼프는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인도가 선적을 "즉시" 중단할 수는 없다며 이를 "약간의 절차"라고 표현했지만 "그 절차는 곧 끝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에 대한 압박과 달리, 트럼프는 중국에는 유사한 압박을 대부분 자제해 왔다. 미·중 무역전쟁은 외교적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었고, 트럼프는 중국에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중단을 요구함으로써 긴장을 더 고조시키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트럼프는 올여름 양국이 초기 무역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자 인도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이어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이유로 추가 25%를 더했다. 중국이나 터키 같은 러시아산 원유의 다른 주요 구매국에는 유사한 관세가 적용되지 않아, 인도는 이 조치에 불만을 표출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