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8 07:54 PM

미, 하마스에 가자 공격 자제 경고 - 휴전 합의 압박 속 긴장 고조

By 전재희

미국은 토요일 하마스가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겨냥한 공격을 계획 중이라며, 이는 이미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휴전 합의의 조건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경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성명에서 "이 계획된 공격은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직접적이고 중대한 휴전 위반이 될 것이며, 중재 노력을 통해 얻어진 중요한 진전을 훼손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 세부사항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어 "하마스가 이 공격을 강행할 경우, 가자 주민을 보호하고 휴전의 무결성을 보전하기 위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안정한 휴전 - 핵심 조건 아직 미완료

이번 경고는 10월 10일 발효된 미국 중재의 가자 휴전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 핵심 세부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이미 여러 장애물이 드러나고 있다.

미 행정부는 하마스에 "휴전 의무를 준수하라"고 촉구했으나, 만약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을 강행할 경우 어떤 조치를 취할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자료화면)

트럼프 행정부는 휴전 발효 이후 한때 무장단체에 가자 내 치안을 허용했다고 밝혔으나, 최근 들어서는 이들의 공격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인질 시신 인도 문제로 협상 압박

하마스가 가자 내 인질들의 남은 시신을 넘기지 않는 문제도 합의에 부담을 주고 있다. 양측 모두 28구 모두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으나, 하마스가 처음에는 단 4구만을 반환해 이스라엘 내에서 공분을 샀다. 압박 끝에 지금까지 총 10구가 반환됐다.

이스라엘 군은 남부 가자 지구에서 터널 입구를 빠져나와 병력에 위협이 된 무장세력과 관련해 금요일에 발포했다고 밝혔다. 한 사건에서는 카눈니스(Khan Younis) 시에서 군이 '옐로우 라인'(partial Israeli-controlled line)로부터 약 1마일(약 1.6km) 떨어진 터널 입구를 빠져나온 무장세력 일부를 타격했다고 한다. 다른 사건에서는 라파(Rafah) 지역 안에서 병력을 향해 발포한 무장세력에 대해 군이 대응사격을 가했으나 부상자는 없었다고 전해졌다.

세 번째 사건에서는 군이 옐로우 라인을 넘어 경고사격을 무시한 의심 차량을 향해 발포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 공격으로 여러 자녀를 포함한 두 가정이 전차 포격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이와 유사한 발포 사건이 화요일에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국방장관 이스라엘 카츠는 군이 옐로우 라인을 식별하기 위한 물리적 표식을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 진전이 있을 때까지 이스라엘은 여전히 가자지구의 53%를 통제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협상 2단계 난제 - 통치·무장해제·안보 문제

이런 사건들이 합의를 붕괴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양측 간의 깊은 불신과 합의의 다음 단계에서 맞닥뜨릴 복잡한 난제들을 드러낸다. 아랍 관계국 관리들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합의의 두 번째 단계에 대한 기술적 협의를 시작했으며, 이 단계에서는 전후 가자 통치, 하마스의 무장해제, 아랍 주도의 안보 부대에 따른 치안 합의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이들 사안은 워낙 민감해 1단계 협상 당시에는 다루지 않았다고 이스라엘 및 아랍 관리들은 전했다.

한편 가자에서 이스라엘이 부분 철수한 이후, 하마스는 유력 가문들이 통제하던 경쟁 무장세력을 단속하면서 무력충돌과 공개 처형을 단행해 공포를 확산시키고 있고, 이는 협상 이행에 또 다른 난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도된 시신 확인·인도 지연 책임 공방

하마스는 전날 또 다른 시신을 인도했으며, 법의학 감정을 통해 이는 엘리야후 마르갈릿(Eliyahu Margalit)으로 확인됐다. 마르갈릿은 2023년 10월 7일 발생한 공격 중 사망했으며 시신은 가자로 옮겨졌다고 이스라엘 군은 밝혔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하마스가 합의에 따라 남은 시신 인도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라파 국경 개방을 지연시키고 인도적 지원의 유입 속도를 늦춰 하마스를 압박하고 있다. 라파 국경은 1월의 휴전 합의 이후 잠겨 있었고 3월에 그 합의가 붕괴한 뒤로 계속 닫혀 있다. 합의에 따르면 가자 주민들은 이 통로를 통해 이집트와의 연계를 통해 출입할 수 있어야 한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모든 시신의 소재를 알지 못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중재자들에게는 일부 시신의 위치를 알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수색·협상 지속과 미국의 강경 메시지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은 시신 수색을 위한 국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미국과 합의 중재에 참여한 기타 국가들은 "민간인의 안전을 보장하고 현장의 평온을 유지하며 가자와 지역 주민들의 평화와 번영을 진전시키려는 우리의 약속은 확고하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소셜미디어에 "만약 하마스가 가자에서 사람들을 계속 죽인다면, 그것은 거래(Deal)에 포함된 것이 아니며, 우리는 그들을 진입해 제거할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다만 미군이 직접 개입하진 않을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누군가는 들어갈 것이다. 그건 우리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