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5 07:29 AM

트럼프, 아시아 순방 중 시진핑과 담판 시도

By 전재희

말레이시아·일본·한국 순방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길에 올랐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순방은 그의 통상정책으로 직격탄을 맞은 지역을 대상으로 하며,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금요일 밤 워싱턴을 떠나 말레이시아, 일본, 한국을 차례로 방문하는 5일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올해 1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후 가장 긴 해외 순방이다.

시진핑과의 회담, 일정 불확실

백악관은 목요일 이번 아시아 순방을 공식 발표했으나, 세계 최대 경제국 두 정상의 만남은 여전히 확정되지 않았다. 양측 모두 트럼프 2기 취임 이전의 무역 조건을 복원할 '획기적 합의'를 기대하지 않고 있으며, 회담의 목표는 갈등 관리와 부분적 개선에 맞춰져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임시 협정안에는 ▲일부 관세 완화 ▲기존 세율 연장 ▲중국의 미국산 대두 및 보잉 항공기 구매 재개 등이 포함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2020년 무역합의 당시에도 베이징은 유사한 약속을 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미국 측은 반도체 수출 일부 완화 카드를 검토 중이며, 중국은 희토류 자석 수출 제한 완화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회담이 결렬될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는다.

스콧 베슨 재무장관은 이번 트럼프-시진핑 대면이 "비공식적 회동(pull-aside)"이 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꽤 긴 회담이 될 것"이라며 "서로의 의문과 자산 문제를 함께 풀어갈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아직 회담 계획을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일본·한국 순방 일정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는 도중 카타르에 급유를 위해 들러, 비행기 안에서 카타르 국왕과 총리를 만나 가자지구 휴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방문 중 트럼프는 태국과 캄보디아 간의 정전 합의 서명식에도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지난 7월 양국 간 수년 만에 벌어진 국경 충돌을 공식 종결시키는 합의다.

이후 일본으로 이동한 트럼프는 새로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회담할 예정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임자의 국방비 증액 방침을 이어가며, 미국 내 트럼프 주도 투자에 5,500억 달러를 투입한다는 계획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트럼프는 한국 부산에서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을 추진하고, 국제 무역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시작되기 전 워싱턴으로 복귀할 계획이다.

관세 협상과 지정학 이슈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1일까지 중국과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대해 최대 15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상태다. 이는 베이징의 즉각적인 대응을 불러오며, 현재 유지 중인 관세 휴전(truce)을 깨뜨릴 가능성이 크다.

이번 회담에서는 무역 외에도 대만 문제와 러시아 제재 등 미·중 간 주요 외교 현안이 다뤄질 전망이다. 한 미 행정부 관계자는 "중국의 무역 및 수출통제, 러시아산 석유 구매 문제 외에 다른 의제를 논의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 자료화면)

트럼프 대통령은 출국 전 기자들에게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며, "홍콩에서 수감 중인 '애플데일리' 창립자 지미 라이 석방 문제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와의 교착, 협상 재개 불투명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교착 상태에 빠진 캐나다와의 무역협상 재개 여부에 대해서는 "만족한다"며 재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수요일 열릴 예정인 아시아 정상 만찬에서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와 다시 마주칠 가능성은 있다.

한·미 갈등과 북핵 변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말레이시아와 인도와의 새로운 무역협정을 추진하는 동시에, 한국과 체결한 기존 협정을 강화하려 한다. 그러나 서울은 미국 기업에 대한 3,500억 달러 투자 요구와 자국 외국인 노동자 송환 문제로 불만을 표시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에게 북한 김정은과의 평화 대화를 촉구할 계획이지만, 미 정부는 비무장지대(DMZ) 방문이나 김정은과의 회담은 일정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외부 접촉이 어려운 사회"라며 "전화 서비스도 많지 않지만, 그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