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30 10:21 AM
By 전재희
구글·마이크로소프트와 달리 사업 모델의 수익성에 의문 제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기업이라는 점은 메타 플랫폼스에게 인공지능(AI) 경쟁에서 확실한 이점을 제공해왔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그 이점이 한계로 작용하기도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29일(수) 발표된 메타의 3분기 실적은 이 같은 양면성을 모두 보여줬다. 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6% 급증하며 사상 처음으로 500억 달러를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205억 달러로 월가 예상치를 약 6% 상회했다. 광고 매출은 전년 대비 26% 증가하며, 6월 분기(전년 대비 21% 증가)보다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
그러나 메타의 문제는 지출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총 자본지출(capex)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어 194억 달러에 달했으며, 회사는 향후 지출이 더 커질 것임을 예고했다.
올해 총 자본지출은 최대 7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2026년에는 자본지출과 운영비 모두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메타의 주가는 수요일 시간 외 거래에서 7% 이상 하락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같은 날 실적 발표를 통해 내년 AI 투자 확대를 예고했다. 그러나 두 회사는 이미 대규모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통해 AI 워크로드를 처리하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추고 있다.
반면 메타는 여전히 대부분의 매출을 광고에서 얻는 소셜 네트워크 기업이다. 이 때문에 대규모 투자에 대한 수익 회수 경로가 상대적으로 불투명하다. 수요일 실적 발표 후 애널리스트들은 메타 경영진에게 '이 막대한 투자가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수익으로 이어질지'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스코샤은행의 Nat Schindler 애널리스트는 "이번 자본지출 확대를 정당화하려면 새로운 수익원이 대거 등장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타가 곧바로 지출을 줄일 가능성은 낮다.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보다 강력한 형태의 AI, 즉 '슈퍼인텔리전스'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설명했다.
그 시점이 언제 올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는 "현재의 투자 역시 코어 비즈니스(광고 기반 사업)에 이익을 주고 있다"며 "AI 추천 시스템이 3분기 동안 페이스북 내 체류 시간을 5% 늘렸다"고 밝혔다.
메타는 여전히 자금 여력이 넉넉하다. 전 세계 35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거대 소셜 플랫폼의 광고 사업은 막대한 현금 창출력을 지닌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메타는 연간 1,000억 달러 이상의 현금을 영업활동으로부터 창출하는 S&P 500 내 5개 기업 중 하나다.
그럼에도 올해 자본지출 720억 달러는 예상 매출의 약 37%에 달한다. 이는 다른 빅테크 기업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며, 여기에 저커버그가 톱 AI 연구자 영입을 위해 제시한 수억 달러 규모의 계약금은 포함되지 않는다. 메타는 2026년 총비용이 올해(23% 증가 예상)보다 훨씬 빠른 비율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는 AI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와 비용 절감으로 인해 투자자들 사이에서 'AI 승자'로 평가받아왔다. ChatGPT가 출시된 이후 주가는 거의 500% 상승하며, 엔비디아를 제외한 다른 빅테크를 압도했다.
그러나 이번 실적과 주가 반응은 투자자들이 메타에 발행한 '백지수표(blank check)'에도 유효기간이 존재함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