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1 08:26 AM
By 전재희
온타리오 주정부의 반(反)관세 광고에 "방영 반대했지만 막지 못했다"
캐나다의 마크 카니(Mark Carney) 총리는 토요일(현지시간) 한국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정상회의(APEC) 참석 후 기자회견에서, 최근 논란이 된 '반(反)관세 광고'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사과했다고 밝혔다.
카니 총리는 "수요일 저녁, 한국 대통령이 주최한 만찬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사과했다"며 "그가 말한 대로 사실이다"라고 확인했다.
문제가 된 광고는 캐나다 온타리오 주정부가 제작한 정치광고로, 공화당 상징 인물인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발언 일부를 인용해 "관세는 무역전쟁과 경제적 재앙을 초래한다"고 주장하는 내용이다.
이 광고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캐나다 고율관세 정책을 비판하는 메시지로 해석되며, 미·캐나다 관계를 자극했다.
온타리오 주지사 더그 포드(Doug Ford)는 캐나다 내 대표적인 보수 정치인으로, 종종 트럼프와 비교되는 인물이다.
카니 총리는 "광고가 방송되기 전 포드와 함께 내용을 검토했지만, 나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포드에게 '이 광고를 내보내지 말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광고가 공개된 후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조치를 발표했고, 동시에 양국 간 무역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트럼프는 한국을 떠나며 "카니 총리와 저녁 만찬에서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했지만, 다음날 "미국과 캐나다 간 무역협상은 재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카니 총리는 이번 아시아 순방 중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졌으며, "양국 관계가 전환점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캐나다와 중국 정상의 공식 회담은 2017년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가 샌프란시스코 회의장에서 시 주석과 짧게 대화한 이후 처음이다.
최근 몇 년간 양국 관계는 악화일로였다. 중국 내 캐나다인 구금 및 처형 사건, 그리고 중국의 캐나다 총선 개입 의혹 등이 외교 갈등의 주요 원인이었다.
카니 총리는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외국의 선거 개입 문제를 포함해 여러 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아시아 순방이 "캐나다의 대미(對美)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하룻밤에 바뀔 수는 없지만 매우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