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3 07:14 AM

멕시코 반 마약 카르테 시장, '망자의 날' 행사 중 피살

By 전재희

마약 카르텔 비판하던 카를로스 만소, 미초아칸주 추모행사서 총탄 세례 받아

마약조직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도해 온 멕시코의 한 시장이 '죽은 자의 날(Día de los Muertos)' 행사 중 피살됐다고 폭스뉴스(FOX)가 보도했다.

FOX에 따르면, 멕시코 중서부 미초아칸주 우루아판(Uruapan) 시장이자 무소속 정치인인 **카를로스 만소(Carlos Manzo)**는 지난 11월 1일 밤, 지역 추모행사 도중 7발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현지 당국은 "조직범죄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나는 또 다른 희생자가 되고 싶지 않다"

만소 시장은 생전 마약 카르텔 척결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연방정부의 소극적 대응을 공개 비판해 왔다. 그는 9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멕시코 대통령이 더 큰 결단력을 보여야 한다"며 "단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말했다.

carlos manzo
(망자의 날에 피살된 carlos manzo 시장. AP )

그는 "나는 살해된 시장 명단에 또 한 명으로 올라가고 싶지 않다. 두렵지만 용기로 맞서야 한다."말했고, 그의 발언은 당시 많은 시민들로부터 '죽음을 각오한 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

만소는 지난해 대통령에 취임한 클라우디아 쉐인바움(Claudia Sheinbaum) 정부의 느슨한 카르텔 대응을 비판하며, "총 한 발 쏘지 않고 범죄자들을 체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직접 그렇게 해보라. 성공하면 즉시 사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멕시코의 부켈레'로 불린 강경파 지도자

만소는 살바도르 대통령 **나입 부켈레(Nayib Bukele)**처럼 범죄와의 전쟁을 주도한 점에서 **'멕시코의 부켈레'**로 불렸다.

그는 시장 취임 이후 대규모 마약 단속과 불법 무장세력 해체 작전을 지휘하며 범죄조직의 반감을 샀다.

그의 경호는 철저했다. 만소가 직접 선발한 경호 인력 외에도 전국경비대(National Guard) 소속 14명이 보호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건 당일, 범행은 순식간에 벌어졌으며 현장은 혼란에 휩싸였다.

정부 "유가족과 시민에 깊은 애도... 무관용 원칙 적용"

멕시코 오마르 가르시아 하르푸치(Omar García Harfuch) 보안장관은 2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은 조직범죄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잔혹한 사례"라며 "가해자에게 어떠한 면책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만소 시장의 가족, 지인, 그리고 우루아판 시민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국가가 정의를 끝까지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르텔 폭력의 상징적 희생

미초아칸주는 오랫동안 신세대할리스코카르텔(CJNG) 등 주요 마약조직의 세력 다툼으로 불안이 극심한 지역이다.
이번 사건은 현지 정부와 연방정부의 카르텔 대응을 둘러싼 긴장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만소의 장례식에는 수천 명의 주민이 참석했으며, 많은 이들이 "그는 카르텔에 맞선 진정한 지도자였다", **"정의는 그의 죽음으로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끝까지 싸우다 숨진 독립 시장

카를로스 만소는 멕시코 정치에서 드문 무소속(independent) 인사로, 정당 권력에 기대지 않고 시민 안전과 법치 강화를 내세웠다.
그의 죽음은 멕시코 내 지방정치인이 마약조직의 표적이 되는 현실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현지 언론은 "만소의 피살은 단순한 정치적 비극이 아니라, 국가 주권이 범죄조직과의 전쟁에서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