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3 07:37 AM
By 전재희
뉴욕시가 사회주의 성향의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 후보를 새 시장으로 맞이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월가의 공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뉴욕포스트(NYP)가 보도했다.
NYP에 따르면, 고세금·강한 규제, '경찰 예산 삭감' 등 맘다니의 진보적 공약이 기업들을 불안하게 만들면서, 대형 금융사들이 텍사스 달라스(Dallas)로 향하고 있다.
월가의 상징인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이미 달라스에 5억 달러(약 7,0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캠퍼스를 짓고 있다.
2028년 완공 예정인 이 신사옥은 80만 평방피트(약 7만4천㎡) 규모로, 5,000명 이상의 직원을 수용한다.
회사는 지난해 댈러스 연준 총재 출신 **로버트 캐플란(Robert Kaplan)**을 부회장으로 영입하며 현지 거점을 강화했다.
JP모건체이스(JPMorgan Chase) 역시 비슷한 행보다.
현재 이 은행의 텍사스 근무 인원은 3만1천 명, 뉴욕 근무 인원은 2만4천 명으로, 본거지보다 텍사스 직원이 더 많다.
최근 30억 달러를 들여 뉴욕 파크애비뉴에 새 본사를 세웠지만, CEO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은 "텍사스는 당신이 거기 있는 걸 좋아한다"며 "뉴욕보다 훨씬 비즈니스 친화적"이라고 말했다.
포트리스 인베스트먼트 그룹(Fortress Investment Group)의 공동 CEO 드루 맥나이트(Drew McKnight)는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텍사스는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행정 절차를 단축해 금융자본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뉴욕은 여전히 세계 금융의 수도지만, 이제 텍사스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곳입니다."며 달라스에 위치한 5만 평방피트 규모의 사무실을 가리켜 "이곳을 '야올 스트리트('Y'all Street)'라 부른다"며 웃었다.(편집자주: 'W'all Street 의 다음 거리인 'Y'all Street)
뉴욕의 부동산 업계는 맘다니의 '렌트 프리즈(임대료 동결)' 공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맥나이트는 "그의 정책은 뉴욕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포트리스는 법적으로는 여전히 뉴욕에 등록돼 있지만, 2021년 이후 급격히 달라스로 사업 거점을 확대해 왔다.
달라스는 현재 미국 내 두 번째로 큰 금융 중심지로, 금융업 종사자 수가 38만4천 명에 달한다.
게다가 2024년 기준으로 텍사스 전체 금융 인력은 51만9천 명으로, 이미 **뉴욕주(50만7천 명)**를 앞질렀다.
텍사스는 헌법에 금융거래세 부과 금지 조항을 두고 있으며, 비즈니스 전문 법원 제도를 신설해 기업 활동의 불확실성을 줄였다.
맥나이트는 "텍사스는 세금이 낮을 뿐 아니라 결정이 빠르고 절차가 간결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사가 지원한 희토류 생산업체 MP 머티리얼스(MP Materials)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2023년 5월 착공 후 불과 18개월 만에 공장이 완공돼 2024년 추수감사절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다른 주였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강조했다.
달라스는 낮은 세금뿐 아니라 짧은 출퇴근(평균 27분), 온화한 기후, 전국 어디든 3시간 내 접근 가능한 항공 네트워크 등으로 기업인들에게 매력적이다.
도시 곳곳에는 NFL 댈러스 카우보이스, 미슐랭급 레스토랑 카르보네(Carbone)와 미스터 찰스(Mr. Charles) 등 고급 문화시설이 즐비하다.
맥나이트는 젊은 금융인들에게 "달라스로 오면 잃는 건 없습니다. 비즈니스는 더 쉽고, 삶의 질은 오히려 더 좋아집니다."라고 조언했다.
맥나이트는 월가의 변화가 단순한 '탈출'이 아니라 **'진화'**라고 강조한다. 그는 "우리는 여전히 뉴욕에 강력한 기반을 유지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제 달라스는 단순한 대안이 아니라 진짜 경쟁자입니다."고 했다.
뉴욕이 새로운 정치 실험에 들어서는 사이, 달라스는 월가의 새로운 심장부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