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6 06:31 AM
By 전재희
무급 근무 중인 관제사 부담 완화 목적... 항공업계 "성수기 대혼란 불가피"
미 연방항공청(FAA)이 장기화된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전국 주요 40개 공항의 항공편을 10% 감축한다고 5일 밝혔다. 항공관제사들이 급여 없이 근무 중인 상황에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숀 더피 교통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항공 지연과 결항이 쌓이는 가운데, 이 조치는 안전 확보와 인력 부담 완화를 위한 것"이라며 "어디에 압력이 집중되는지를 파악하고, 그 압력을 어떻게 줄일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FAA는 금요일(7일)부터 감축 조치를 시행하며, 구체적인 40개 공항 명단은 관계자 통보 후 6일 공개할 예정이다. FAA에 따르면 미국 내 항공교통량은 하루 평균 약 4만4,000편에 달한다.
항공 분석업체 시리움(Cirium)은 "이번 감축으로 하루 약 1,800편의 항공편이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FAA 브라이언 베드퍼드 국장은 "항공사와 긴급 회의를 열어 운항 일정 축소를 협의할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우주 발사체 운항 제한도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치 발표 직후 델타·아메리칸·유나이티드 등 주요 항공사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일제히 하락했다.
10월 1일 시작된 이번 셧다운은 연방 교통 인력의 급여 중단으로 이어지며 수천 건의 항공 지연과 결항을 초래했다. 보안검색 인력 부족으로 공항 대기줄이 길어지고, 일부 공항에서는 이륙 금지 명령(ground stop)까지 내려졌다.
항공업계는 "연말 여행 성수기 대혼란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미 항공산업협회(Airlines for America)는 "셧다운으로 인한 인력 부족 탓에 이미 340만 명 이상의 승객이 지연이나 결항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유나이티드항공 스콧 커비 CEO는 내부 메모에서 "국제선과 주요 허브 간 노선은 영향을 받지 않지만, 지역 및 비허브 노선이 감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FAA 제한 조치가 구체화되는 대로 고객에게 직접 안내하겠다"고 밝혔으며, 아메리칸항공은 "대다수 고객은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피 장관은 "급여가 끊긴 관제사와 교통보안청(TSA) 직원 중 일부가 출근을 포기하거나 부업을 하고 있다"며 "그들도 생계를 유지해야 하기에 이해한다"고 말했다.
현재 FAA 인력은 수년간 부족한 상태로, 신규 관제사 양성에도 시간이 걸리고 있다. 더피 장관은 올해 초 "훈련 중인 관제사 급여 인상과 채용 절차 단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셧다운으로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셧다운 장기화는 정치적으로도 양당에 부담이 되고 있다.
더피 장관은 민주당을 비판하며 "교통 인프라 마비는 민주당이 초래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반면 하원 교통위원회 민주당 간사 릭 라슨 의원은 "공화당이 만든 의료 재정 위기를 해결하지 않아 관제사들이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셧다운이 공화당의 선거 패배 원인 중 하나"라며 "정부를 반드시 다시 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비극적인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공항협의회(ACI) 북미지부 케빈 버크 회장은 "미국 항공산업 전반에 셧다운의 악영향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는 즉시 정상 운영을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미국 전역 공항은 항공편 조정과 운항 간소화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업계는 장기 셧다운 시 항공 대혼란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