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6 06:47 AM
By 전재희
내부 문건 공개... "매일 150억 건의 사기성 광고 노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Meta)가 사기성 광고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로이터 통신이 6일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메타는 2024년 전체 매출의 약 10%, 즉 **160억 달러(약 22조 원)**가량이 사기·불법 광고에서 발생할 것으로 내부 추정했다.
문건에 따르면 메타 플랫폼에서는 하루 평균 150억 건의 사기성 광고가 노출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연간 매출은 약 70억 달러에 이른다.
내부 자료에 따르면, 메타는 사기성이 짙은 광고주를 완전히 차단하기보다는 광고 요금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벌점"을 부과했다.
사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지만 95% 이상 확신이 들지 않을 경우, 광고주에게 더 높은 단가로 광고 입찰을 허용했다는 것이다.
이 제도는 "사기 광고를 억제한다"는 명분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메타가 의심스러운 광고에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또한, 사용자가 한 번 사기 광고를 클릭하면 유사 광고가 더 많이 노출되는 알고리즘 구조가 형성돼 피해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문건은 지적했다.
전직 메타 조사관이자 사기 방지 전문가인 **산딥 아브라함(Sandeep Abraham)**은 "은행이 사기로 돈을 버는 걸 용납하지 않듯, 기술기업에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메타 대변인 **앤디 스톤(Andy Stone)**은 "문건은 내부 검토의 일부분만을 선택적으로 보여 왜곡된 시각을 제공한다"며, "우리는 사기와 불법 광고를 강력히 단속하고 있으며, 2025년 들어 1억 3,400만 건 이상의 사기성 광고 콘텐츠를 삭제했다"고 반박했다.
내부 전략 문건에는 "2025년에는 사기 광고를 최대 50% 줄이겠다"는 목표가 명시돼 있다.하지만 실제 경영진의 논의에서는 급격한 감소가 아닌 **"점진적 축소"**로 방향이 잡혔다.
2024년 10.1%로 추정된 불법 광고 매출 비중을 2025년 7.3%, 2026년 6%, **2027년 5.8%**로 단계적으로 낮추는 계획이 세워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메타의 금융사기 광고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며, 영국 금융감독청은 2023년 기준 메타가 결제 관련 사기 손실의 54%에 관여했다고 발표했다.
메타는 규제 위반으로 최대 10억 달러의 벌금을 예상하고 있지만, 내부 문건은 "이는 사기 광고로 얻는 매출에 비하면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메타는 "법적 위험이 크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전략 문구도 내부에서 확인됐다.
2022~2023년 문건에는 사기 광고가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메타가 "낮은 심각도 문제(low severity issue)"로 분류해 대응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당시 메타는 대규모 인력 감축으로 브랜드 보호팀 전체가 해고되었고, 안전 담당자들은 "그저 시스템을 유지하는 수준으로만 일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그 결과, 사용자가 직접 신고한 사기 관련 제보의 96%가 무시되거나 잘못 처리되었다는 분석도 포함돼 있다.
2024년에는 직원들이 '이번 주의 최고 사기꾼(Scammiest Scammer)' 리스트를 내부에 돌리며 경각심을 주려 했지만, 그 명단에 오른 일부 광고주들은 6개월 이상 여전히 활동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대형 사기 광고주 중 일부는 메타에 월 6,700만 달러 규모의 광고비를 지출하고 있었다.
메타는 2024년부터 "페널티 입찰(Penalty Bid)" 제도를 도입했다. 사기 가능성이 높은 광고주는 광고 경매에서 더 비싼 입찰가를 지불해야만 노출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제도로 인해 사기 광고 수는 일부 줄었지만, 메타는 오히려 사기 광고에서 더 많은 금액을 벌어들였다.
앤디 스톤 대변인은 "광고 단가를 높이는 방식은 사기 광고주를 시장에서 밀어내기 위한 조치"라며 "테스트 결과 사기 신고 건수와 전체 광고 매출 모두 약간 줄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