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2 07:47 AM

미 하원, 사상 최장 셧다운 종료 위한 예산안 표결 예정

By 전재희

트럼프 대통령 "큰 승리" 자평... 민주당은 의료보조금 미포함에 강력 반발

미국 하원이 12일(목) 43일째 이어진 사상 최장 정부 셧다운을 종료하기 위한 임시 예산안 표결에 나선다. 이번 법안은 중단된 식량 지원 프로그램을 재개하고 수십만 명의 연방 공무원 급여를 복구하며, 마비된 항공 교통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공화당은 현재 하원에서 219대 213의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법안을 지지하고 있어, 당내 결속을 유지하며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은 상원에서의 협상 실패로 인해 연방 건강보험 보조금 연장 조항이 빠졌다는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상원 통과된 법안, 내년 1월까지 임시 예산 연장

상원은 지난 10일 공화당 주도의 예산안을 찬성 62표, 반대 38표로 통과시켰다. 민주당 소속 의원 8명이 지도부에 반기를 들고 찬성표를 던졌다. 이 법안은 오는 1월 30일까지 정부 자금을 임시로 연장하며, 연방 부채를 연간 약 1조8천억 달러 추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공화당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모든 의원들, 특히 민주당 의원들에게 간곡히 부탁한다"며 "신중히 생각하고, 기도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자료화면)

하지만 하원 민주당은 최근 뉴저지·버지니아·뉴욕시장 선거 승리로 자신감을 얻은 직후 의료보조금 연장 협상을 상원에서 놓친 데 대해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상원은 오는 12월 관련 법안을 재논의하기로 했지만, 존슨 의장은 하원에서 같은 약속을 하지 않았다.

"국민은 더 나은 삶을 원한다" 민주당 지도부 반발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트럼프와 공화당은 미국의 생활비 위기가 허구라고 믿는다"며 "이 극단주의자들은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 국민은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 통과 직후 "매우 큰 승리"라고 평가하며 법안 서명 의사를 밝혔다.

예산안 통과 후 '에프스타인 문건' 공개 압박 커질 듯

하원이 셧다운 예산안 처리를 마치면, 다음으로는 고(故) 제프리 에프스타인 관련 비공개 문서 공개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민주당의 아델리타 그리할바 의원이 이날 공식 취임하면서, 해당 문서 공개를 강제하는 청원이 최종 서명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존슨 의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관련 문서 공개에 반대 입장을 유지해 왔다.

군사·농업·의회 운영비 포함... "공화당 의원 보상금 조항" 논란

이번 예산안에는 군사 건설, 저소득층 식품 지원, 의회 운영비 등 3개 부문의 정규 예산도 함께 포함됐다. 그러나 2021년 1월 6일 의사당 폭동 수사 과정에서 개인정보 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8명의 공화당 상원의원들에게 최대 5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조항이 담겨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조항은 법무부가 의원의 통신기록을 영장 없이 조회하는 것을 대부분의 경우 불법으로 규정하며, 이미 피해를 입은 의원들이 법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다.

이에 대해 상원 세출위원회 민주당 간사 패티 머리 의원은 "의료보조금에는 한 푼도 배정하지 않으면서, 공화당 의원들에게 최소 50만 달러의 '현금 보너스'를 챙겨주는 부패한 조항을 끼워 넣었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내 강경파도 찬성 기류

이번 법안은 일부 강경 보수 성향 의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하원 자유당연합(Freedom Caucus)이 대체로 찬성 입장을 보이며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릴랜드주 공화당 앤디 해리스 의원은 "우리는 이번에는 모두 한마음으로 함께할 것"이라며 "법안 통과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원 표결은 12일 늦은 오후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