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0 09:32 AM

연말 쇼핑철 앞두고 미국서 '저깅(jugging)' 범죄 급증... ATM·상점 뒤따라 피해자 노려

By 전재희

연말 쇼핑 수요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미국 전역에서 이른바 '저깅(jugging)'으로 불리는 강도 범죄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경찰과 연방수사국(FBI)이 경고를 내놓고 있다고 폭스뉴스(FOX)가 20일 보도했다. 

FOX에 따르면, '저깅'은 ATM이나 은행, 상점 등에서 현금이나 고가의 선물을 들고 나온 피해자를 범인들이 몰래 뒤따라가 차량이나 인적이 드문 장소에서 강도 행각을 벌이는 수법으로, 매년 휴가철에 급증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소비자들이 대량의 현금, 고가의 선물을 휴대하는 시기인 만큼, 경찰은 "피해자 대부분이 방심하고 있을 때 공격이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하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70대 노인도 총격당해 중상... 휴스턴서 잇따라 발생한 강력 범죄

최근 텍사스 휴스턴에서는 이런 범죄가 연이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11월 10일, 70세 남성이 월마트 주차장에서 ATM을 이용하던 중 총기로 무장한 용의자에게 강도를 당했다.

저깅
(ATM에서 강도를 당하는 장면. 법무부)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피해자에게 현금을 인출하도록 강요한 뒤, 돈을 건네받자마자 그를 총으로 쏘고 도주했으며, 피해자는 중태에 빠졌다.

이보다 앞선 4월에도 한 남성이 웰스파고 ATM에서 인출을 마친 뒤 세차장까지 뒤따라온 범인에게 총기 위협을 받았다.

또 전날에는 체이스 은행에서 인출을 마친 피해자가 편의점에 들른 사이, 용의자들이 차량 양쪽에 접근해 전면 유리를 부수고 차량 내부에 두고 간 현금 봉투를 탈취하는 장면이 CCTV에 고스란히 기록됐다.

ATM 기술자까지 표적... 조직 범죄가 개입된 25만 달러 강탈 사건

'저깅' 범죄는 단순한 개인 강도를 넘어, 조직적인 범죄 형태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텍사스에서 ATM 기계를 점검 중이던 기술자가 공격을 받아 **약 24만8,000달러(한화 약 3억4,000만 원)**이 도난당했다.
범행에 가담한 조니 주완 클라크(33)는 올해 혐의를 인정하고 연방 교도소 10년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클라크는 '히람 클라크 머니 팀(Hiram Clarke Money Team)'이라는 휴스턴 기반 조직범죄 집단과 함께 활동하며 피해자를 여러 장소에서 미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행 후 조직원들은 훔친 돈으로 벤츠 S-클래스, 보석 등을 구매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제 압박 + 연말 특수... "범죄자들이 큰돈 들고 다니는 소비자 노려"

전문가들은 저깅 범죄가 증가하는 배경으로 긴축 경제 상황, 높아진 생활비, 연말 소비 증가를 지적한다.

퇴직 NYPD 경관 빌 스탠턴은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범죄자들은 더 많은 현금을 들고 다니는 소비자들을 '기회'로 본다"며
"방심하는 순간 범인들이 판단하기에는 '먹잇감'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금까지 피해가 없었다고 해서 안전했던 것이 아니라 그냥 운이 좋았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FBI·전문가가 제시하는 안전수칙... "현금은 보이지 않게, ATM 접근은 신중히"

FBI와 전문가들은 저깅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수칙을 제시한다.

  • ATM주차장 도착 전 주변 경계: 차에서 내리기 전에 주변을 살피고 수상한 사람이 있는지 확인
    현금 노출 금지: 인출 직후 돈을 세거나 휴대폰 통화하며 돈을 드러내지 말 것
    동일 시간대동일 ATM 이용 피하기: 반복되는 패턴은 추적당할 위험을 높임
    차량 문 즉시 잠그기, 차량 주변 확인
    강도 상황에서는 저항하지 말 것: "목숨은 대신할 수 없지만 ATM에서 뽑은 돈은 다시 벌 수 있다"

스탠턴은 "범인들이 접근하면 현금을 버리고 도망치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라며 절대 저항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당신이 쇼핑할 때, 범죄자도 쇼핑한다"... 연말 시즌 경각심 필요

경찰은 연말 쇼핑 시즌이 본격화하는 지금이 저깅 피해가 가장 쉽게 발생할 시점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스탠턴은 이를 "당신이 선물을 고를 때, 범인들은 당신의 지갑을 노린다"고 표현하며, 시민들에게 꽃다발처럼 포장된 쇼핑백 뒤에 숨어 있는 범죄 위험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