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5 07:37 AM
By 전재희
AI 버블 우려 속에서도 구글만 독주
AI 투자 과열 논란과 기술주 조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구글만은 정반대 흐름을 보이며 시장의 우려를 비켜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테크주의 약세 장세가 지속된 지난 한 달 동안 알파벳의 주가는 오히려 가파르게 상승하며 뚜렷한 차별화를 보여줬다
10월 29일 나스닥 지수가 고점을 찍은 이후 AI 경쟁의 중심에 있는 대형 기술주들은 대부분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엔비디아, 메타 등이 큰 폭의 조정을 받았지만,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같은 기간 약 16% 상승했다.
9월 초 법원의 판결로 정부의 기업분할 우려가 해소된 이후 지속되던 상승 흐름이 더 강화된 것이다. 이 여파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은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알파벳보다 낮아졌다.
현재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약 3조8천억 달러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기업이 됐다. 이제 4조 달러 돌파까지 4% 남짓만이 남아 있어, 기술주 약세 속에서도 구글만이 독보적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진단이 잇따른다.
구글이 AI 경쟁에서 뒤처진 것도 아니다. 오히려 구글은 자체 칩(TPU), 자체 네트워크, 자체 모델(Gemini 3)을 직접 설계해 운영하는 '수직 통합' 구조를 통해 경쟁사들이 갖추기 어려운 기술력과 생태계를 구축했다.
새롭게 공개된 Gemini 3는 자체 하드웨어와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훈련된 모델로, 업계 벤치마크에서 강력한 성능을 나타내며 경쟁사들에게 상당한 압박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 연구기관은 구글의 기술적 성과가 오히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AI 인프라·모델 경쟁에 깊숙이 들어온 기업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구글이 프런티어 모델 경쟁에서 우위에 서게 되면, 다른 기업들의 AI 투자 구조 자체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구글은 여전히 전 세계 인터넷 검색의 약 90%를 점유하고 있다. 이는 새롭게 개발된 AI 모델을 가장 빠르고 폭넓게 사용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압도적 배포력을 의미한다.
최근 조사에서도 구글의 AI 'Gemini' 사용률이 꾸준히 상승하고, ChatGPT의 사용률은 소폭 하락하며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ChatGPT 충격으로 구글이 받았던 압박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다.
빅테크 전반은 올해 AI 인프라에 기록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오라클 등 5개 기업의 올해 1~9월 자본지출은 총 3,210억 달러로, 2년 전의 세 배에 달한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수익성 회수 시점을 우려하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지만, 구글의 경우 자본지출이 크게 늘었음에도 전체 매출 대비 부담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다. 올 한 해 자본지출은 910억~930억 달러로 예상되지만, 이는 연간 매출 대비 23% 수준으로 메타(35%)나 마이크로소프트(35%)보다 낮다.
또한 구글은 순현금 보유량이 업계 최고 수준이며, 부채비율도 경쟁사보다 낮아 향후 추가 투자에도 재무적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로 평가된다.
알파벳의 현재 주가수익비율(P/E)은 약 29배로 과거보다 높지만, 나스닥 평균과 다른 메가캡 기술주들과 유사한 수준이다.
특히 기업분할 우려 해소와 AI 경쟁에서의 기술적 진전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시장에서는 이번 상승이 단순한 AI 버블이 아니라 구글의 구조적 경쟁력 강화에 따른 정당한 평가라는 시각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