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5 08:36 AM
By 전재희
트럼프 맹공 속에 민주당 월즈 주지사 정치적 타격... 사기 수십 건 연루
미네소타주 소말리아계 주민들이 연루된 대규모 복지 사기 사건이 미국 전역의 이목을 끌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공화당이 주도하는 연방 하원 감독위원회가 민주당 소속 팀 월즈(Tim Walz) 미네소타 주지사 행정부의 관리 부실을 정조준하며 공식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연방 검찰에 따르면 이번 사기 액수는 10억 달러(약 1조 3천억 원)를 넘어서는 규모로, 현재까지 약 60명 가까운 피고인이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총 기소 인원은 78명에 달한다. 관계자들은 이를 "미국 최대 규모의 코로나19 지원금 사기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번 사건은 2026년 미네소타 주지사 선거를 앞두고 정국의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서 미네소타를 "불법 자금 세탁의 중심지"라고 비난하며, 주 내 소말리아인 대상 임시보호신분(TPS) 즉각 종료를 선언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소말리아 갱단이 미네소타 주민을 위협하고 있고 수십억 달러가 사라졌다"며 "보낸 곳으로 돌려보내라. 끝이다!"라고 강경하게 말했다.
이에 대해 아메드 사마타르(Ahmed Samatar) 맥칼리스터대 소말리아계 교수는 "일부 소말리아계의 악의적 사기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이를 전체 커뮤니티에 대한 공격으로 확대하는 트럼프의 언행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말리아계 주민 다수는 의사·간호사·전문직 종사자로서 미국 사회에 기여해 왔다고 강조했다.
사건은 2022년 연방 검찰이 팬데믹 기간 어린이를 위한 연방 급식 프로그램을 악용한 사기 사건으로 47명을 기소하며 시작됐다.
검찰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수천 명의 아동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했다"고 허위 보고하며 막대한 연방 자금을 수령했다. 하지만 많은 급식 장소는 주차장, 빈 상가 등 실제 운영되지 않은 장소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예컨대 24세 피고인 한 명은 90만 달러 이상을 가로챘으며, 이를 몰디브 신혼여행·두바이에서의 3만 달러짜리 보석 구매·6만 4천 달러의 픽업트럭 구매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은 이후 다음으로 확대됐다.
2021년 2,100만 달러 규모였던 장애인·중독자 주거 지원 프로그램은 2024년 1억 400만 달러 수준으로 급증했다. 검찰은 "등록 절차가 허술해 수백만 달러가 부정 청구됐다"고 밝혔다.
28세 여성 피고인은 2019~2024년 동안 약 1,400만 달러를 사기 친 혐의로 기소됐다. 그녀는 소말리아계 학부모에게 뇌물을 제공해 실제 진단이 없는 아동을 프로그램에 등록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 검찰 조지프 톰슨은 "급식·주거·자폐 치료에 이르는 광범위한 사기 네트워크가 수십억 달러의 세금을 빼돌렸다"고 말했다.
미네소타주는 10월 주거 지원 프로그램을 전면 중단하면서 "광범위한 사기가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월즈 주지사는 14개의 메디케이드 프로그램 지급을 중단하고 외부 감사도 지시했다. 그는 "사기꾼들은 반드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주 내 비판은 거세지고 있다. 공화당의 리사 데무스(Minnesota House Speaker)는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며, 책임은 월즈 주지사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파장은 정치·안보 이슈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보수 성향 맨해튼 연구소는 11월 보고서에서 "미네소타에서 사기 범죄로 빼돌린 자금 일부가 소말리아 테러조직 알샤바브(al-Shabaab)로 흘러갔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공화당 지도부와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즉시 확산되며 논란을 키웠다.
이에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미네소타 납세자의 돈이 테러조직으로 흘러갔다는 주장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하원 감독위원회는 월즈 주지사와 키스 엘리슨 주 법무장관에게 관련 문서 제출을 요구했으며 마감일은 12월 17일이다.
월즈 주지사는 "사기 수사는 환영하지만 특정 커뮤니티를 악마화하는 발언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상원의원 에이미 클로버샤르는 CNN 인터뷰에서 "소말리아계 주민들은 학교·공항·요양시설 등 곳곳에서 일하고 있다"며 "범죄 하나를 이유로 8만 명의 소말리아계를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