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3 09:27 AM

스페이스X 상장준비, 기업가치 8천억 달러로 평가

By 전재희

IPO 가능성 부각...2026년 상장 준비 공식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SpaceX)가 내부 지분 매각을 통해 기업가치 8천억 달러(약 1,080조 원) 수준의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이와 함께 2026년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두고 상장 준비에 들어갔음을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12일 보도했다. 

로이터가 입수해 검토한 브렛 존슨(Bret Johnsen)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주주 서한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신규 및 기존 투자자, 그리고 회사 자체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최대 25억6천만 달러 규모의 2차 주식 매입을 승인했다. 매입 가격은 주당 421달러로, 이를 기준으로 산정한 기업가치는 약 8천억 달러에 달한다.

2026년 IPO 준비..."시장 여건은 불확실"

존슨 CFO는 서한에서 "회사는 2026년을 목표로 가능한 IPO를 준비하고 있다"며 "실제 상장이 이뤄질지 여부와 시점, 그리고 기업가치는 아직 상당히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가 완벽하게 실행하고 시장 환경이 뒷받침된다면, 상장을 통해 상당한 자본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페이스 X
(스페이스X. 자료화면)

이번 상장이 성사될 경우, 스페이스X의 IPO는 글로벌 시장에서 사상 최대 규모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스타링크 성장과 스타십 개발이 상장 동력

스페이스X의 상장 추진 배경에는 위성 인터넷 사업인 스타링크(Starlink)의 급격한 성장과 더불어, 달·화성 탐사를 목표로 한 스타십(Starship) 로켓 프로그램의 진전이 자리하고 있다. 회사는 스타링크의 직접 모바일 연결 서비스 확대를 추진 중이며, 스타십은 달과 화성 임무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개발되고 있다.

존슨 CFO는 조달 자금의 사용처로 스타십 발사 빈도 확대, 우주 기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문베이스 알파(Moonbase Alpha)' 건설, 무인 및 유인 화성 탐사 임무 등을 제시했다.

머스크도 IPO 가능성 시사

스페이스X는 이번 보도와 관련한 공식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다만 블룸버그통신과 뉴욕타임스는 금요일 회사의 지분 매각 소식을 먼저 보도했으며, 머스크 역시 최근 소셜미디어 플랫폼 X를 통해 스페이스X IPO 가능성을 암시한 바 있다.

앞서 로이터는 지난 화요일,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스페이스X가 이르면 내년 6월 상장을 목표로 25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이 경우 기업가치가 1조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IPO 시장 회복 속 '초대형 상장' 기대

투자자들은 스페이스X의 IPO가 머스크의 화성 탐사 비전을 뒷받침할 자금을 마련하는 동시에, 글로벌 우주·위성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크런치베이스(Crunchbase)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현재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치가 높은 비상장 스타트업이다.

한편 이번 상장 논의는 3년간의 침체기를 지나 2025년 들어 다시 살아나고 있는 IPO 시장 회복 흐름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시장의 기대와 변동성이 교차하는 가운데, 스페이스X의 행보가 글로벌 자본시장의 새로운 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