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2 08:31 AM
By 전재희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 인수 제안을 수정하며 억만장자 래리 엘리슨의 개인 보증을 전면에 내세웠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앞서 워너 이사회가 "신뢰성이 부족하다"며 주주들에게 거부를 권고했던 핵심 쟁점-자금 조달의 확실성-을 정면으로 해소하려는 조치다.
404억달러 자기자본, 엘리슨이 '취소 불가' 개인 보증
WSJ에 따르면, 파라마운트는 워너 인수를 위한 404억달러 규모의 자기자본 조달에 대해 **Larry Ellison**이 취소 불가(irrevocable) 개인 보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 보증은 거래 성사 실패 시 발생할 수 있는 손해배상 청구까지 포함한다. 또한 거래를 뒷받침하는 엘리슨 가문 신탁의 관련 기록 공개에도 동의했다.
수정된 제안의 주당 30달러(총 779억달러) 가격은 기존과 동일하다. 대상에는 CNN·TNT·푸드네트워크 등 케이블 채널과 스튜디오 자산이 포함된다.
워너의 기존 반대 논리 겨냥... "환상적(illusory) 제안" 해소 목적
워너는 앞서 파라마운트의 제안을 "환상적(illusory)"이라며, 자기자본의 신뢰성과 엘리슨 가문 신탁 구조를 문제 삼아 주주들에게 거부를 권고했다. 특히 개인 차원의 집행 가능한 보증을 요구해왔다. 이번 수정안은 이 요구를 정확히 겨냥했다.
파라마운트는 또한 규제 당국에 의해 거래가 막힐 경우 지급하는 해지 수수료를 58억달러로 상향해, 넷플릭스의 높은 조건과 맞췄다. 공개매수 기한도 1월 21일로 연장했다.
넷플릭스 대안과의 비교... 가격·조건 경쟁 격화
워너가 선호해 온 경쟁 제안은 **Netflix**의 720억달러(주당 27.75달러) 현금·주식 혼합안으로, 스튜디오와 HBO Max 스트리밍 자산 중심의 인수다. 파라마운트는 수정안이 가격·확실성·규제 통과 가능성에서 여전히 우월하다고 주장한다.
발표 직후 시장 반응도 즉각적이었다. 워너 주가는 장전 4% 이상, 파라마운트는 3% 이상 상승했고, 넷플릭스는 1% 미만의 오름폭에 그쳤다.
자금 뒷받침과 규제 전망... "스트리밍 3강 구도"
파라마운트 지분 투자자인 **RedBird Capital Partners**의 최고투자책임자 제리 카디날레는 CNBC 인터뷰에서 "엘리슨 가문 신탁이 Oracle 주식으로 담보돼 있음을 확인했다"며, 규제 승인에 자신을 보였다. 그는 인수 성사 시 **넷플릭스·디즈니와의 '3강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넷플릭스는 자체 제안의 자금력을 보강하기 위해 250억달러 규모의 은행 금융을 확보했다. SEC 공시에 따르면 50억달러 회전신용과 200억달러 지연인출 대출을 마련해, 추가 차입분은 채권으로 소화할 계획이다.
엘리슨 부자의 정면 승부... 주주 선택의 시간
파라마운트 CEO **David Ellison**은 아버지의 보증을 등에 업고 워너 주주들에게 직접 호소하고 있다. CNN의 새 주인을 원한다는 **Donald Trump**의 공개 발언 등 정치·규제 변수도 배경에 깔려 있다.
이제 관건은 주주들이 수정안이 '마감 위험'을 충분히 낮췄다고 판단하느냐다. 개인 보증이라는 강력한 안전장치를 더한 파라마운트의 공세가, 넷플릭스의 자산 분할 인수 구상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