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9 08:36 AM

미국 경제, 고용 정체에도 2026년 성장 가속 전망

By 전재희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미국 경제가 고용 시장의 정체에도 불구하고 2026년에 성장 속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대규모 세금 환급과 관세 부담 완화, 우호적인 금융 여건이 경제 모멘텀을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했다고 폭스뉴스(FOX)가 29일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2025년 미국 경제가 보여준 회복력은 2026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감세 효과와 금융 환경 개선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관세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부담은 점차 완화될 전망이다.

FOX에 따르면, 얀 하치우스(Jan Hatzius)가 이끄는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2026년 전망 보고서에서 2025년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컸던 관세 인상의 영향으로 둔화됐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상품의 평균 실효 관세율이 당초 예상보다 상당 폭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미국 경제를 떠받친 긍정적 요인이 결국 관세 충격을 상쇄했지만, 연간 성장률은 2.1%로 예상치보다 0.4%포인트 낮았다"며 "평균 실효 관세율이 11%포인트 상승해 기본 시나리오에서 가정했던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고 분석했다.

LA 항
(미 서부 롱비치 항. 자료화면)

골드만삭스는 2026년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이는 블룸버그(Bloomberg) 집계 시장 전망치인 2%를 웃도는 수준으로, 팬데믹 이후 미국 경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시각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골드만삭스는 2026년 성장 가속의 배경으로 세 가지 요인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관세 부담 완화다.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 실효 관세율 상승은 2025년 하반기 미국 GDP를 약 0.6% 끌어내렸지만, 관세 수준이 현재와 비슷하게 유지될 경우 그 영향은 2026년에 점차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 요인은 '원 빅 뷰티풀 빌 법(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에 포함된 감세와 세제 개편이다. 골드만삭스는 소비자들이 2026년 상반기에 약 1,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세금 환급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으며, 이는 연간 가처분소득의 약 0.4%에 해당한다. 또한 설비·장비 투자에 대한 전액 비용 처리를 허용하는 기업 세제 조항이 이미 향후 설비투자 지표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 번째 요인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규제 완화, 그리고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따른 금융 여건 개선이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경제 성장 가속이 곧바로 노동시장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25년 동안 관세, 이민 정책 변화, 연방정부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 속에서 노동시장이 점차 냉각됐다는 평가다.

실업률은 2025년 6월 4.1%에서 11월 4.6%로 상승했다. 일부는 정부 셧다운의 영향일 수 있지만, 노동시장은 셧다운 이전부터 이미 둔화 조짐을 보였으며 이러한 흐름은 간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인공지능이 가져올 최대 생산성 효과는 아직 수년이 더 필요하다고 보면서, 2026년 실업률이 약 4.5%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단기간 내 의미 있는 하락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생산성을 높이는 인공지능 활용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되거나, 기업들이 인건비 절감에 더욱 집중할 경우 단기적으로 실업률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2025년 동안 3%에 근접했던 인플레이션이 점차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이 2025년에도 2.8%로 높은 수준을 유지한 주된 원인은 관세 전가 효과였으며, 관세가 없었다면 약 2.3%까지 하락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관세 전가 효과가 2026년 중반까지 소폭 확대될 수 있지만, 하반기에는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어 2026년 말에는 핵심 PCE 인플레이션이 2%를 약간 웃도는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