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03 08:00 AM

명품 백화점 그룹 삭스 글로벌 CEO 사임...파산보호 신청 초읽기

By 전재희

미국의 대표적 명품 백화점 그룹인 삭스 글로벌(Saks Global)의 최고경영자(CEO)가 파산보호 신청을 앞두고 전격 사임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회사 측은 2일, 마크 메트릭(Marc Metrick) CEO가 자리에서 물러나고, 리처드 베이커(Richard Baker) 이사회 의장이 CEO 직무를 겸임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수일 내 챕터11(Chapter 11) 파산보호 신청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메트릭 사임...30년 몸담은 회사 떠나

메트릭 전 CEO는 1995년 삭스에 입사해 약 30년간 재직하며 그룹의 핵심 인물로 활동해 왔다.

Saks Global CEO Marc Metrick
(Saks Global CEO Marc Metrick .WWD)

그는 2024년 Saks Fifth Avenue와 Neiman Marcus의 27억달러 규모 합병을 주도한 인물이다. 해당 합병은 비용 절감과 고소득 고객층 유지를 통해 '명품 유통 공룡'을 만들겠다는 전략적 시도였지만, 이후 막대한 부채 부담이 회사의 발목을 잡았다.

합병 이후 재무 악화...채무 부담이 결정타

삭스 글로벌은 합병 과정에서 떠안은 부채와 명품 소비 둔화라는 이중 악재에 직면했다. 여기에 협력업체(벤더)들과의 긴장 관계까지 겹치며 매출 회복에 실패했다. 회사는 최근 채권자들과 파산 절차에 필요한 금융 지원을 논의 중이며, 이번 주 만기가 도래한 1억달러(약 1,300억원) 이상의 이자 지급을 이행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 이후 최대' 백화점 파산 가능성

이번 챕터11 신청이 현실화될 경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주목받는 미국 백화점 파산 사례가 될 전망이다. 삭스와 네이먼 마커스, 그리고 Bergdorf Goodman는 모두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미국 명품 유통의 상징적 브랜드다. 이들 매장은 미국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아왔다.

매출 감소·적자 확대...벤더 신뢰 흔들

삭스 글로벌의 실적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8월 2일로 끝난 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3% 이상 감소한 16억달러에 그쳤고, 순손실은 2억8,800만달러로 확대됐다. 회사는 지난해 6월 채권단으로부터 6억달러의 신규 자금을 조달했지만, 이는 단기적인 숨통을 틔우는 데 그쳤다. 일부 벤더들은 대금 회수 불안을 이유로 상품 공급을 중단했고, 이는 다시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경영진 교체로 '재편' 시도

베이커 신임 CEO는 경영진과 협력해 삭스 글로벌의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을 이끌겠다는 입장이다. 메트릭 전 CEO는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지난 몇 년은 도전의 연속이었지만, 팀이 이뤄낸 성과를 자랑스럽게 돌아본다"며 회사를 떠나는 소회를 밝혔다.

미국 명품 유통의 상징으로 불려온 삭스 글로벌이 파산보호라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면서, 고급 백화점 산업 전반의 구조적 위기 역시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