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09 07:08 AM
By 전재희
미국의 고용 증가세가 12월 들어 한층 둔화되며, 지난해 내내 이어진 약한 채용 흐름을 확인시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이 9일 보도했다.
미 노동부는 9일(금) 12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전월 대비 5만 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7만3천 명)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실업률은 4.4%로 하락했다.

11월 고용 증가분은 기존 발표보다 낮은 5만6천 명으로 하향 조정됐고, 10월의 경우 고용이 17만3천 명 감소한 것으로 수정됐다. 이에 따라 10~11월 두 달간의 고용 수준은 이전 발표보다 총 7만6천 명 낮아졌다.
WSJ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늘어난 고용은 총 58만4천 명으로, 월평균 4만9천 명에 그쳤다. 이는 2024년의 연간 200만 명 증가, 월평균 16만8천 명과 비교하면 크게 둔화된 수준이다. 노동부는 앞서 2024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의 고용 통계가 향후 대폭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12월의 고용 증가는 주로 의료와 레저·숙박업 부문에 집중됐다. 반면 소매업에서는 일자리가 줄었고, 운송·창고업 역시 감소세를 보였다.
이번 12월 고용보고서는 수개월간 이어진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통계 발표가 지연된 이후 나온 첫 비교적 '깨끗한' 노동시장 지표다. 2025년은 전반적으로 노동 수요가 뚜렷하게 둔화되고 기업들이 채용을 크게 억제한 해였다. 임금 상승세는 식었고, 실업률은 연중 상승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일자리 창출의 상당 부분은 교육 및 보건 서비스 분야에 집중됐다.
급여 처리업체 ADP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넬라 리처드슨은 "고용 증가세가 둔화되고 변동성이 커졌지만, 노동시장이 급격히 붕괴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노동 수요 둔화를 보여주는 또 다른 신호로, 11월 기준 구인 공고 수는 1년 전보다 약 90만 건 줄었다. 채용과 해고 모두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기업들이 인력을 새로 뽑는 데도, 감축하는 데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2025년은 정책 변화 측면에서도 이례적인 해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행정부는 연방정부 인력 감축과 이민 유입 축소에 나섰고, 봄에는 광범위한 관세 부과를 발표해 금융시장을 흔들었다. 이러한 조치 속에서 노동 수요는 눈에 띄게 둔화됐다.
다만 고용시장 부진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비교적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이용 가능한 최신 분기인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소비 지출과 인공지능(AI) 관련 기업 투자에 힘입어 2년 만에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했다. 생산성 증가율 역시 같은 기간 2년 내 최고치를 나타냈다.
최근 소비자 심리는 인플레이션과 고용 불안 우려로 위축됐다. 지난해 여름부터 이어진 채용 둔화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말 세 차례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한 주요 배경 중 하나였다. 현재 기준금리 범위는 3.5~3.75%로, 3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경제학자들은 금리 인하 효과와 '원 빅 뷰티풀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에 따른 감세가 2026년 고용을 어느 정도 뒷받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관세와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그리고 인공지능 확산이 사회 초년생 등 일부 노동자 수요를 잠식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