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13 10:00 PM

그린란드 총리 "미국보다 덴마크 선택"...밴스 면담 앞두고 결속 강조

By 전재희

그린란드 총리가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미국보다 덴마크와의 관계를 우선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린란드와 덴마크는 오는 워싱턴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덴마크 왕국' 내 결속을 재확인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장악 구상에 공동 대응하고 있다.

13일(화) 로이터에 따르면, 그린란드 자치정부 수반인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총리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와 같은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서 미국과 덴마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우리는 덴마크를 선택한다"고 밝혔다.

그린란드 총리와 덴마크 총리
(그린란드 총리와 덴마크 총리 기자회견 장면, 로이터 영상 캡쳐)

그는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나란히 서서 "우리는 덴마크 왕국 안에서 하나로 단결해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회담 앞둔 긴장 고조

이번 발언은 그린란드 및 덴마크 외교장관이 오는 수요일 워싱턴에서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만날 예정인 가운데 나왔다.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다시 그린란드에 대한 통제 가능성을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처음으로 그린란드 인수 구상을 공개한 이후, 그 전략적 가치와 미국 국가안보상의 중요성을 반복적으로 주장해왔다. 백악관 내부에서는 군사력 사용 가능성이나, 덴마크로부터의 분리를 유도하기 위한 그린란드 주민 대상 일시금 지급 방안까지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여론 "덴마크 잔류 선호"

로이터가 만난 그린란드 수도 누크 주민들 역시 덴마크와의 관계 유지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우세했다. 누크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핀 마이넬은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는 매우 오랜 기간 덴마크에 속해 나토(NATO)의 안보 우산 아래 남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연금 수급자 샬럿 하일만은 "미국인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상상할 수 없다"며 "우리는 덴마크와 나토의 일부인데 왜 계속 우리 나라를 갖고 싶다고 말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관광업 종사자 카스퍼 프랑크 묄러는 "미국의 위협이 오히려 그린란드 사람들을 하나로 묶고 있다"며 "외교적 해결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독립은 장기 과제...지금은 안정 우선"

1979년 이후 점진적으로 자치권을 확대해온 그린란드는 장기적으로는 독립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당장 덴마크를 떠날 필요는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산업·에너지·광물 담당 장관 나야 나탄니엘센은 "다른 이들에게는 땅일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집"이라며 "우리는 덴마크의 일부로 만족하고 있으며, 미국의 동맹이지 미국인이 되고 싶은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덴마크 "외교로 풀어야...가장 어려운 국면 앞둬"

덴마크 외무장관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은 "서로 얼굴을 맞대고 대화할 수 있는 회의실로 논의를 옮기는 것이 목표"라며 외교적 해결을 강조했다. 덴마크는 북극 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방위력 강화 압박도 받고 있으며, 방위장관은 다음 주 브뤼셀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을 만날 예정이다. 나토는 2026년까지 그린란드에서 다국적 군사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동맹이기에 맞서기 쉽지 않다"면서도 "가장 어려운 국면은 아직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