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15 07:43 AM

트럼프의 그린란드 구상, 북극 안보 불안 속 전략적 계산 드러내

By 전재희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미국 소유로 편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면서, 북극 안보를 둘러싼 나토 내부 논의가 한층 가속화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유럽 동맹국들은 이를 동맹 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나, 미국 측 문제 제기의 배경에는 러시아와 중국의 북극 진출에 대한 현실적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가 러시아와 중국의 전략 경쟁 속에서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안보 확보를 위해 미국의 직접적인 통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 자료화면)

그는 무력 점령이 아닌, 합법적 협상을 통한 소유권 이전 가능성을 언급하며 '대가를 지불할 (구매)의사가 있다'는 뜻도 시사했다.

북극 안보 환경 변화... 중·러 활동에 대한 공통된 인식

미국의 이러한 문제 제기는 덴마크 정보당국과 NATO 내부 평가와도 일정 부분 맞닿아 있다. 덴마크와 나토는 최근 수년간 러시아의 북극 군사 인프라 재건과 중국의 자원·과학 활동 확대가 이 지역의 안보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보고해 왔다.

그린란드는 미사일 조기경보와 우주 감시 측면에서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며, 미국은 이미 약 200명의 병력이 주둔한 피투픽 우주기지를 운영 중이다. 미국은 1951년 덴마크와 체결한 방위 협정을 통해 추가 병력 배치 권한도 보유하고 있다.

동맹의 우려... "소유는 안보 협력과는 다른 문제"

유럽 국가들과 나토 관계자들은 안보 우려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해결책으로 '미국 소유'를 제시한 데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동맹 내부에서는 한 회원국의 영토가 다른 회원국의 소유로 이전되는 선례가 만들어질 경우, 나토의 집단방위 원칙과 주권 존중 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토 고위 관계자들은 북극 안보 강화를 위해 공중 감시 확대, 해상 순찰 강화, 첨단 감시 기술 도입 등 동맹 차원의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덴마크와 독일, 프랑스, 스웨덴, 노르웨이는 최근 그린란드에 소규모 병력을 파견해 훈련을 실시하며 상징적 결속을 과시했다.

미국의 시각... "동맹은 정치, 소유는 구조"

미국 내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경험이 이러한 접근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러시아의 침공을 국제법이 막지 못했고, 나토의 대응이 정치적 합의에 좌우됐다는 점에서, 미국이 핵심 전략 공간에 대해 보다 확실한 통제 구조를 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나토에 계속 헌신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북극과 같은 전략적 지역에서는 미국의 단독 대응 능력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내비치고 있다. 그는 "그린란드가 미국의 손에 있을 때 나토는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왔다.

갈림길에 선 북극 안보 논의

전문가들은 이번 논쟁이 단순히 그린란드의 지위 문제를 넘어, 동맹 기반 억지와 국가 단독 통제 중 어느 모델이 미래 안보 질서의 중심이 될 것인지를 가르는 시험대라고 평가한다. 다수의 유럽 외교관들은 미국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논쟁 자체가 나토의 신뢰와 결속에 장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