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16 07:12 AM
By 전재희

피비린내 나는 진압의 책임자와 불법 석유 거래를 지원한 기업들 겨냥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 결정을 유보한 가운데, 워싱턴은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미 재무부는 전국적 시위에 대한 유혈 진압을 주도한 인사들과 이란의 불법 석유 거래를 지원한 네트워크를 대상으로 대규모 신규 제재를 발표했다.
재무부 제재 명단의 최상단에는 이란 국가안보회의 의장인 Ali Larijani가 올랐다. 그는 최고지도자 Ali Khamenei의 최측근으로, 재무부는 라리자니가 시위 진압을 조율했다고 지목했다. 인권단체들은 이번 진압으로 수천 명이 사망했다고 추산한다.
미 비영리단체 Human Rights Activists in Iran에 따르면 사망자는 2,600명을 넘어섰고, 체포자는 1만9,00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시위에 대한 폭력적 진압이 있을 경우 이란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해왔고, 이란 국민에게 거리에서 물러서지 말 것을 독려해왔다.
그러나 지역 내 가용 전력이 충분치 않아 정권에 '치명타'를 가하고 보복을 억제하기 어렵다는 보고를 받은 뒤, 추가 전력이 배치될 때까지 군사 옵션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미 당국자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군사 행동 여부를 최종 결정하지 않았으며, 참모진은 사이버공격부터 경제 제재까지 다양한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부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란 국민에 대한 잔혹한 진압에 연루된 핵심 지도부를 제재한다"고 밝혔다. 발표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직접 설명했다.
The United States stands firmly behind the Iranian people in their call for freedom and justice.
— Treasury Secretary Scott Bessent (@SecScottBessent) January 15, 2026
At the direction of President Trump, the Treasury Department is sanctioning key Iranian leaders involved in the brutal crackdown against the Iranian people. Treasury will use every... pic.twitter.com/27Rt8ajWu1
이번 제재에는 이란 군부의 핵심인 Islamic Revolutionary Guard Corps 지휘관들과 고위 경찰 간부들도 포함됐다. 제재 대상자들은 사실상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차단된다.
또한 재무부는 이란산 석유 수익을 '그림자 금융망'을 통해 세탁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기업들도 제재했다. 여기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 기반을 둔 위장회사들이 포함됐다. 미 당국은 이란이 United Arab Emirates를 경유해 자금을 세탁하고 제재를 회피하며, Hezbollah 등 역내 대리세력을 지원해왔다고 본다. UAE 외교부와 이란의 유엔대표부는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보수 성향의 라리자니는 체제 내 일부 강경파로부터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최근의 대규모 불안 사태 속에서 입장은 강경해졌다.
중동 당국자들에 따르면 그는 최근 역내 아랍 국가들에 전화를 걸어,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자국 내 미군 기지에 대한 보복을 경고했다. 이란 정부도 공개적으로 같은 위협을 내놓은 바 있다.
한편 걸프 국가들은 이란 내 불안과 자국 영토에 대한 보복 타격을 우려해 미국에 공격 자제를 강하게 요청해왔다. 주중 한때 공격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는데, 이는 미군이 카타르의 핵심 기지인 Al-Udeid air base에서 일부 인력을 철수하고, 이란이 영공을 폐쇄했기 때문이다.
공격은 실행되지 않았지만, 걸프 측은 미군 전력이 갖춰지면 타격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헤란의 시위 대응을 지켜본 뒤 향후 노선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시위는 악화된 경제 위기와 체제 전반에 대한 불만이 결합되며 지난달 촉발돼 수도 테헤란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됐다.
시위대는 "독재자에게 죽음을"을 외치며 1979년 혁명으로 축출된 국왕의 아들을 지지하는 구호를 외쳤다. 정부는 실탄 사용 등 강경 진압에 나섰고, 인터넷 차단 속에서도 시신이 담긴 가방들이 줄지어 놓인 영상이 외부로 확인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거래를 지속하는 국가들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베센트 장관이 신규 제재를 발표하며 재차 강조한 메시지다.
다만 이러한 관세가 역내 미국의 무역·안보 파트너에 미칠 영향은 불투명하다. 걸프 지역에서는 이란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교역이 이뤄지고 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Turkey 역시 이란의 주요 교역 상대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