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17 08:00 AM
By 전재희
이란 최고지도자가 최근 국내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사망자들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며 그를 "범죄자"로 규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은 군사력 사용을 유보하면서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은 상황에서, 이란 정권은 시위가 잦아들자 통제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란 정부는 일주일 넘게 차단했던 인터넷 접속을 단계적으로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유혈 진압으로 시위를 제압한 뒤 거리 통제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과 접촉한 이란 시민들, 일부 외국 정부 관계자와 분석가들은 이번 시위 국면이 사실상 종료됐다고 보면서도, 악화되는 경제와 강압적 통치에 대한 근본 불만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추가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토요일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 대통령은 이란 국민에게 가한 사상자, 피해, 그리고 중상모략에 대해 유죄"라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에 거리로 나설 것을 독려하고, 이란이 시위대를 살해할 경우 개입하겠다고 거듭 경고했으나, 주 후반에는 군사 행동에서 한발 물러섰다.
미국은 항모 타격단과 전투기, 미사일 방어 자산을 중동에 추가 전개 중이며, 지역 당국자들은 공격 가능성이 여전히 배제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요일, 이란 지도부가 예정돼 있던 800건의 사형 집행을 취소했다는 이유로 공격을 보류했다고 밝혔지만, 정보 출처는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Human Rights Activists in Iran에 따르면 이번 불안 국면에서 3,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2만2,000명 넘게 체포됐다. 이 단체는 최근 사흘간 신규 시위가 없다가 금요일에 단 한 건만 기록됐다고 밝혔다. 시위가 정점에 달했던 1월 8일에는 하루 만에 98개 도시로 확산됐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 중동·북아프리카 프로그램 국장은 "정부가 공포와 폭력, 강압과 위협의 결합으로 당분간 사람들을 거리에서 밀어냈다"고 평가했다.
이란 국영 성격의 파르스 통신은 정부가 문자(SMS)부터 국내 네트워크, 이후 국제 접속 순으로 통신을 복구하겠다고 전했다. 인터넷 감시단체 **넷블록스**는 토요일 연결성이 "아주 미미하게" 개선됐다고 보고했다. 제재로 이미 재정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인터넷 차단이 경제 활동을 사실상 마비시켰다는 점도 복구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소재 국제안보연구소의 대니 시트리노비치 선임연구원은 "이번 파동은 끝났지만, 다음 국면은 더 폭력적이고 도전적일 수 있다"며 "정권은 국민의 핵심 요구-정치 변화가 아니라 생계·경제·식량-에 대한 근본적 해법을 아직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