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1 07:45 AM

미 연방대법원, 트럼프의 연준 인사 해임 권한 심리

By 전재희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Fed) 인사 해임 시도를 둘러싼 헌법적 쟁점을 본격 심리한다. 대법원은 21일(수) 대통령이 연준 이사를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을 어디까지 행사할 수 있는지를 두고 구두변론을 진행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번 판결은 연준이 오랜 기간 유지해온 통화정책 독립성이 계속 보장될지 여부를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해임 대상은 연준 이사 리사 쿡

이번 사건의 당사자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임명된 연준 이사 리사 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쿡 이사가 주택담보대출 조건을 유리하게 적용받기 위해 두 채의 주택을 주거용(primary residence)으로 허위 신고했다는 의혹을 이유로 해임을 시도했다.

쿡 이사는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이는 연준의 금리 결정에 대한 대통령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임 효력을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고, 하급심 법원은 쿡 이사의 손을 들어줬다.

쟁점은 '정당한 사유(cause)'의 해석

연방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연준 이사를 해임하려면 '정당한 사유(cause)'가 있어야 한다. 역사적으로 이는 직무상 중대한 비위나 명백한 직무 태만을 의미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무엇이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는 전적으로 대통령의 판단 영역이며, 법원이 이를 재심사할 권한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에 의해 해임된 리사 쿡 연준 이사
(트럼프에 의해 해임된 리사 쿡 연준 이사. 위키 )

이에 대해 쿡 이사 측은 대통령이 해임 사유를 자의적으로 해석할 경우, 연준의 독립성 자체가 무력화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파월 의장까지 겨냥한 더 큰 싸움

대법원은 이번 사건이 쿡 이사 개인의 문제를 넘어선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연준 의장 제롬 파월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여러 차례 파월 의장을 해임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위협해왔다. 파월 의장은 이날 구두변론을 직접 방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판결 시점은 7월 초

구두변론은 미 동부시간 오전 10시를 넘겨 시작됐다. 대법원은 이르면 7월 초까지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대통령 권한의 범위뿐 아니라, 중앙은행이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얼마나 독립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과 정책 당국 모두가 대법원의 판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