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2 08:36 AM
By 전재희
다보스서 '프레임워크 합의' 윤곽...군사·안보 협력 틀 마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 전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발표된 그린란드와 관련해 북극위원회에 소속된 서방 7개국이 참여하는 '프레임워크(framework) 합의'에 따라 미국이 그린란드에 대해 기한 없는 전면 접근권(total access with no end)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군사력을 동원한 병합은 부인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섬 취득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FOX)의 'Mornings with Maria'에 출연해, 현재 합의의 세부 조항이 협상 중이라면서도 "본질적으로는 전면 접근"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한도 없고, 종료 시점도 없다(There's no end, there's no time limit)"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의 배경에는 전날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공개된 '그린란드 프레임워크 합의'가 있다.
이 합의는 미국과 유럽 측이 그린란드의 전략적 활용과 안보 협력에 대한 기본 틀을 설정한 것으로, 구속력 있는 조약이라기보다는 향후 구체적 협상을 위한 방향과 원칙을 정리한 정치적 합의에 해당한다.
프레임워크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관련 보도와 당국자 발언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요소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첫째, 미국이 기존 및 향후 그린란드 내 미군 시설이 위치한 지역에 대해 더 폭넓은 접근과 운영 권한을 확보하는 방안이다. 이는 현재의 미군 기지 운영 범위를 넘어, 군사·우주·미사일 방어 인프라 활용을 장기적으로 보장하는 구조로 해석되고 있다.
둘째, 북극 지역 전반의 안보 강화를 위한 미국·유럽 간 협력 확대다. 이는 러시아와 중국의 북극 진출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그린란드를 북극 안보 체계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공통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셋째, 이번 프레임워크는 그린란드의 주권을 유지하는 기존 체제-즉 덴마크의 통제권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 유럽 측에 의해 강조되고 있다. 복수의 유럽 관계자들은 이번 합의가 미국의 접근권 확대를 허용하되, 주권 이전이나 영토 양도와는 별개라고 설명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문제를 둘러싸고 덴마크와 긴장을 고조시켜 왔다. 이달 초 그는, 일부 유럽 국가들이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데 반발해 2월 1일부터 8개 유럽 국가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으나, 다보스에서 NATO 사무총장 마르크 뤼터와 회동한 뒤 해당 방침을 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가 미국의 우주 기반 '골든 돔(Golden Dome)' 미사일 방어 구상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히며, "모든 것이 그린란드를 지나간다(Everything comes over Greenland)"고 말했다. 그는 그린란드가 미국 국가안보에 "대단히 가치 있는(invaluable)" 지역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그는 프레임워크 합의가 미국의 최종적인 그린란드 취득으로 이어지느냐는 질문에 대해 "확언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럴 수도 있다(It could be. It's possible)"고 답해, 향후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의 연기금이 그린란드 갈등을 이유로 미 국채를 매각할 경우 보복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하며, "우리는 모든 카드를 쥐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프레임워크 합의는 즉각적인 영토 변화보다는, 미국의 군사·안보 접근권을 제도화하는 방향으로 첫 발을 뗀 조치로 평가되며, 향후 구체적 협상 과정에서 실제 효력과 범위가 드러날 전망이다.